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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초강국” 외친 정부…전북 새만금은 ‘에너지 식민지’ 전락 우려

입력 : 2025-06-25 17:37:19 수정 : 2025-06-25 17: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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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북의 새만금 데이터센터 사업은 지역 내 에너지 정책과 정밀하게 연동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간 연계 부족과 지방의 실행 역량 미비가 맞물린 상황에서, 전북이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 모두에서 소외되는 이중의 위기를 겪지 않기 위해선 신속한 제도 개선과 지역 주도의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SK가 2020년 새만금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던 AI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센터 건립 프로젝트가 그동안 관계 부처 간 연계 부족에 따른 송전망 지연과 전력구매 제도 정비 지연으로 4년 넘게 표류 중이다.

 

지난 2020년 11월 24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 홀에서 열린 'SK컨소시엄 창업클러스터 구축 및 데이터센터 유치 투자 협약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협약을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제공

이 사업은 RE100(재생에너지100% 사용) 기반의 ‘에너지-데이터-AI 클러스터’ 조성이 핵심 전략이다. 새만금개발청과 산업부, 전북도, SK 간 MOU는 체결됐지만, 한전의 송전망 구축이 늦어지고 에너지 직송형 전력구매계약(PPA) 도입이 무산되면서 사업은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 사업을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RE100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와 데이터, AI 융복합 산업의 중심축으로 기대해 왔다. 특히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지역 내에서 직접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어 ‘에너지 자립형 디지털 산업단지’ 모델을 구현하려 했다. 그러나 제도적 미비와 중앙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 미흡으로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혁신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울산을 찾아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선언하며 규제 혁신과 아낌없는 세제 지원을 통해 관련 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점을 강조하며 “전북이 또다시 에너지 생산만 하고 이익은 수도권에 빼앗기는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도당은 “에너지 고속도로가 수도권 중심으로만 설계된다면 지방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지산지소형(地産地消型) 에너지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에너지 직송형 전력구매계약(PPA)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등이 결합된 전력 자립형 기반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앙부처와 정치권이 나서 SK와의 협약을 복원하고 사업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도의회 서난이 의원은 이날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전북형 분산에너지 전환 정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탄소중립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중앙 집중형 화석연료 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전북의 미래는 분산에너지 체계 구축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특히 “전북이 지난해 분산에너지 특구 공모에서 탈락한 뒤 도 차원의 후속 대응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에너지솔루션 얼라이언스 역시 회의 위주의 보여주기 행정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앙의 공모만 바라보지 말고 도 자체의 실행력을 바탕으로 주민 참여형 정책을 구체화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서 의원은 지역 특성과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시범 사업 추진과 주민 수용성을 고려한 재생에너지 기반 확대, 분산에너지지원센터 설치 등 구체적 정책을 제시했다. 또 시민사회가 제안한 새만금 동서도로 남측 사면 ‘시민햇빛발전소’ 조성안을 본격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전북의 에너지 정책이 방향을 전환할 전환점”이라며 “중앙 의존형 사업에서 벗어나 주도적인 지역 전략을 세우는 것이 전북의 산업적 생존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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