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핵협상 재개 초기 논의 돌입”
이란 대통령도 “美와 해결 준비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이란 간 12일에 걸친 무력충돌 끝에 가까스로 맺은 ‘위태로운 휴전협정’의 사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핵시설 3곳에 대한 공습 이전과 달리 이란을 향한 호의적 메시지가 두드러져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정권 교체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다. 혼란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모든 것이 가능한 한 빠르게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습 직후인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 교체가 없겠느냐”라고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이틀 만에 극적인 입장 변화다.

24일 새벽 휴전 발효 사실을 알리면서 “폭탄들을 (이란에) 떨어뜨리지 말라. 당신들이 그렇게 하면 중대한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이스라엘에 공개 경고를 하기도 했다. 휴전 성립 후 무력 충돌이 지속되는 것을 막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으며, 특히 이란을 달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들이다.
자연스럽게 중단됐던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양국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협상 재개를 위한 초기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지난 15일 오만에서 6차 핵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무산됐다. 위트코프 특사는 “좋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면서 “휴전 협상에서 나아가 이란과 포괄적인 평화 협정을 체결할 때”라고 말했다.
이란도 협상 재개에 적극적이다. 이란 국영 뉴스통신 IRNA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하며 “국제 규범에 따라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위트코프 특사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자체적인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하는 등 미국이 여전히 이란의 핵 포기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교착상태로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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