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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난 인파이터” 주장에… 박찬대 “여당일 땐 아웃복서 더 필요”

입력 : 2025-06-25 19:09:12 수정 : 2025-06-26 07: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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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대표 경쟁 ‘타이슨 vs 알리’

朴 “인파이터는 전략 없거나 부족” 혹평
‘준비된 리더’ 이미지 심기·차별화 포석
鄭 “준비된 치밀한 인파이터 항상 승리
3개월 안에 3대 개혁 해치울 것” 응수
“결과 장담 쉽지 않아”… 당심은 안갯속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은 마이크 타이슨(정청래 의원)과 무하마드 알리(박찬대 의원)의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 의원이 인파이터, 박 의원이 아웃복서를 자처하면서다. 이로써 ‘찐명(진짜 친이재명) 대 찐명’ 구도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어떤 전략·전술을 구사할 당대표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與 당권 누가 잡을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찬대 의원(왼쪽)과 정청래 의원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두 의원은 오는 8월 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당심’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사진기자단

◆朴 “인파이터는 전략 없어”

 

박 의원은 25일 SBS 라디오에 나와 “야당일 때는 인파이터가 더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여당일 때는 아웃복서”라고 했다. 정 의원이 전날 스스로 인파이터, 박 의원을 아웃복서로 규정하며 자신의 경쟁 우위를 주장한 것을 하루 만에 되받아친 것이다. 박 의원은 아웃복서의 장점을 ‘치밀함’에서 찾으며 “인파이터는 일단 공격해 기회를 잡는 형태다. 이것은 야당일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파이터는 전략이 없거나 부족하다”고도 혹평했다.

 

인파이터는 상대 선수에게 공세적으로 파고드는 유형이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맞기 전까지는”이라는 말로 유명해진 미국의 권투선수 타이슨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웃복서는 상대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민첩함을 유지하면서 득점에 힘쓰는 스타일이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말로 널리 알려진 미국 권투선수 알리가 이에 해당한다.

 

박 의원의 발언은 사실상 원내대표 출신인 자신이야말로 정 의원보다 준비된 리더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박 의원 측에선 정 의원의 권투 유형 발언을 내심 반갑게 여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러잖아도 ‘찐명 대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어떻게 차별화를 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정 의원이 ‘프레임 전환’의 실마리를 제공해줬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 연합뉴스

◆鄭 “치밀한 인파이터는 늘 승리”

 

일격을 당한 정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에서 “준비된 치밀한 인파이터는 항상 승리한다”고 역공에 나섰다. 정 의원은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통쾌한 효능감으로 승리했고, 헌법재판소 탄핵소추위원으로서 진중한 태도로 윤석열을 파면시켰다”면서 “인파이터는 허술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평성대 때는 아웃복싱, 내란 세력과의 전쟁 때는 강력한 인파이터”라고도 했다.

 

정 의원은 “3개월 안에 검찰·사법·언론개혁을 전광석화처럼 해치울 것”이라며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했다. 이들 개혁을 올해 안에 하겠다는 박 의원보다 목표 시점을 앞당겨 제시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정 의원은 전날엔 MBC 라디오에서 “통합이나 협치의 공은 대통령에게 돌리고 당에서는 설령 부딪치더라도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법사위원장 할 때처럼 당대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의 기조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더는 빠져들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됐다. 각종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당이 ‘민심의 역풍’을 우려해 주저했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그 많은 의석을 줬는데도 당이 일 처리도 야무지게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던 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연합뉴스

◆당심은 여전히 안갯속

 

정 의원은 지난 대선 무렵부터 권리당원들이 많은 호남지역에서 집중 유세를 펼치며 당심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박 의원은 이에 비하면 후발주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당대회(8월2일)가 1개월여 남은 상황이어서 각 후보가 향후 어떻게 선거운동을 펼치느냐에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현역 의원은 “결국 이번 당대표 선거의 핵심은 이재명정부의 국정 동력을 뒷받침하고 안정적인 당정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리더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것”이라며 “결과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이 두 주자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도 이번 선거에서 눈여겨볼 대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서울시당 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지난 21일 정 의원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때 동행하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광주시당 위원장인 양부남 의원은 23일 박 의원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배민영·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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