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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마약 문제로 힘들 땐 13(일상)42(사이)를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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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5 23:33:15 수정 : 2025-06-25 23: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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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범죄 액션 영화 ‘야당’에서 주인공이 스스로 철창에 갇혀 마약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장면은 영화 속 장면이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마약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고통스럽고 무서운 마약중독의 굴레에 빠진 사람들이 우리 주변의 회사원이나 가정주부인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마약범죄가 특정 계층이나 직업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통계에 그대로 나타난다. 2024년 기준 마약류 사범은 2만3022명으로 2023년 이후 2만명을 계속 넘기고 있고 이 중 회사원 등 노동자, 학생, 교원이 전체 사범의 15%인 3456명이고, 20대 이하 마약류 사범도 35.5%인 8164명으로 증가 추세이다.

강백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안전기획관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불법 마약류의 가격이 10~35배 비싸 범죄수익이 높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환경과 온라인 활용성이 마약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마약류 중독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보상회로가 파괴되고 감정조절이 안 되는 것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감각과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보상회로인데, 마약은 도파민을 강제로 분비하게 함으로써 결국엔 보상회로 자체를 파괴한다. 마약류 중독은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감정을 조절하는 변연계까지 파괴하여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워져 사고로 이어진다.

마약중독자는 조절할 수 있다는 ‘조절 망상’이 있어 투약 초기에는 중독을 인정하지 않는다. 내성이 생겨 마약류에 대한 갈망 상태에 빠진다. 갈망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나 주변 마약 상습범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계속 투약하다가 결국 중년이 되어서야 망가지는 길로 빠졌다는 때늦은 후회를 한다. 마약류의 불법 사용은 범죄이지만 마약류 중독은 질병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오남용 예방과 사회재활을 위해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청소년 등 연간 230만여명에게 맞춤형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의 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가상현실(VR), 뮤지컬, 웹툰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

마약중독자가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1342용기한걸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에 17개 함께한걸음센터를 설치하여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마약류 투약 사범 중 재활 의지가 있는 기소유예 대상자에게 중독 수준에 맞는 적절한 치료·재활 기회를 제공하여 재범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펜타닐부터 의사가 처방할 때 환자의 투약내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고,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마약류 처방기준을 벗어나는 등의 오남용·과다처방에 대해서는 주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마약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마약을 한 번만 투약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마약에 호기심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고, 마약류 문제로 고민이 있을 때는 1342용기한걸음센터(전화상담)와 함께한걸음센터(사회재활지원)의 도움을 받기 바란다. 지금이 바로 마약 없는 사회를 위한 행동이 필요한 때다.

 

강백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안전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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