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동생은 중태… 거실 발화 추정
이웃 주민 신고 20분 만에 진화
“인사 잘하던 착한 아이였는데”
부모가 새벽일로 집을 비운 사이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자고있던 어린 자매가 숨지거나 중태에 빠졌다. 청소 일을 하는 자매의 부모는 새벽 일찍 출근해 집을 비워 불이 났을 당시 집안에는 이들 자매만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5분 부산진구 개금동 한 아파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이 불로 방에서 자고 있던 A(11)양과 B(7)양 자매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언니는 숨지고 동생은 중태다.

병원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있는 동생 B양은 현재 호흡리듬은 돌아왔으나,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B양이 현재 자발적인 호흡을 못하고 기계호흡을 하고 있다”며 “언제 심정지 상태가 올지 몰라 계속 응급실에서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불을 발견한 아파트 주민은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복도로 나와 확인해 보니 옆집에서 연기가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주민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고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불이 났을 당시 긴급 대피했던 주민은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가족들을 모두 깨우고, 이웃집에도 현관문을 두드려 불이 난 것을 알리면서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불은 20여분 만에 모두 꺼졌으나, 불이 난 아파트 내부 거실과 주방, 침실 등 집안에 있던 가재도구를 태워 54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이날 불이 거실을 통해 주방과 안방으로 확산한 형상을 발견하고, 불이 거실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불이 모두 꺼진 뒤에도 한동안 매캐한 냄새와 함께 아파트 외벽이 심하게 그을린 상태다.
이웃 주민은 “(화를 당한 자매가) 아파트에 사는 어른들을 만나면 인사도 잘하던 착한 아이였는데 졸지에 참변을 당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인사성도 밝고 싹싹한 아이였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숨진 A양 가족은 평소에도 화목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A양 가족을 잘 아는 지인은 “이들 부부는 항상 손을 잡고 다닐 만큼 금실이 좋았다”며 “남편이 야간근무를 하는 날이면 아내가 함께 일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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