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물질 합의없는 휴전… 충돌 재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선언이 나오긴 했지만 미국, 이스라엘의 공격 명분이었던 ‘이란 핵 저지’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란이 미국의 공습에 앞서 농축우라늄을 다른 장소로 옮겼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오히려 핵개발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AEOI) 청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의 핵시설 폭격으로 핵활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핵활동의 복원을 위한 일련의 준비를 미리 해뒀고 원자력 산업의 생산·활동 과정의 어떠한 중단도 막기 위한 계획이 세워졌다”며 “공격받은 핵시설에 대한 피해 규모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란 핵시설을 “말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과 달리 미 고위 관료들 사이에선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을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다. 앞서 외신들은 이란이 공습에 앞서 비정상적으로 움직인 트럭을 근거로 이란이 농축우라늄을 비밀 장소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J D 밴스 미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농축우라늄을 옮겼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라늄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며 확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우리의 목표는 농축 연료를 핵무기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없애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휴전 선언이 이란의 농축우라늄 등에 대한 합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충돌이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농축우라늄 대부분은 지하 터널에 저장돼 있었고, 그 터널은 이번 공격에서도 파괴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이 1년 안에 핵시설 상당 부분을 재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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