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험대 오른 송미령 유임… 野 “양곡법 태도 전환 비겁” 질타

입력 : 2025-06-24 18:30:08 수정 : 2025-06-24 21:24:18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정치권 후폭풍 확산

범여 “농정 방향 변화 없어 절망”
우상호, 농해수위 달려가 진화나서
“새 정부 기조에 맞춘다 약속 받아”
與 지도부는 “李 실용 인사” 옹호

국힘선 반발 터져… 인사철회 촉구
“양곡법 거부권 건의한 당사자”
안철수 “장관 오래하려면 송처럼”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키자 여당 안팎에선 우려가 터져 나왔다. 이에 24일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은 국회를 찾아 “대통령이 인사한 큰 취지를 잘 받아주시길 호소하고 싶다”며 진화에 나섰다.

 

우 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정책조정위원회의를 방문했다. 송 장관 유임에 따라 농업계의 강한 반발과 함께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우 수석이 여론을 다독이기 위해 급히 국회를 찾은 것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우 수석은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농해수위 위원들과 개별적으로 통화했는데 일부 서운하신 분들도 있고 배경을 알고 싶다는 요청도 있었다”며 “당황하는 민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에게 인선 배경을 설명드리고 이해를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농민단체의 강경한 반발에 대해선 “과거 정권에서 송 장관의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해 농민단체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송 장관으로부터 새 정부 운영 기조에 맞추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인선에 대해 여당 내 공개 반대 기류가 불거진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실에 송 장관의 정책 철학에 대한 다수의 우려가 전해졌다고 한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송 장관에 대해 “그동안 ‘농업 4법’에 대해서 거부권 행사에 가장 앞장선 사람”이라며 “당내에서도 아직 물론 반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윤석열정부 당시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해 온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등 농업 4법에 대해 “농업 미래를 망치는 법”이라며 적극 반대해왔다. 실제 농업계의 숙원으로 꼽히는 양곡관리법은 윤석열정부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된 바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 장관 유임에 대한 전종덕 진보당 의원의 항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우 수석은 면담을 마친 뒤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나 여러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셨다”며 “‘농업 단체들에 약속했던 수없이 많은 정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약속을 분명히 해줘야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겠냐’는 취지의 합리적인 말씀을 하셔서 대통령께 꼭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여당 내에선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정청래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최고위원 1·2기 지도부 (대통령)관저 만찬에서 대통령이 여러 말씀을 하셨는데 (핵심은) 실용주의였다”며 “이 대통령의 결정이 옳은 결정이 될 수 있도록 국민께서도 도와주시고, 우리 당원과 동지들께서도 믿어 주셨으면 좋겠다”며 송 장관 유임에 힘을 보탰다. 전 최고위원도 우려를 표하면서도 “대통령께서 실력과 능력을 좀 높이 산 게 아닌가 이렇게 추정된다”며 감쌌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송 장관의 정책 기조 변화를 “비겁한 태도”라고 탓하며 반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임된 송 장관에게 공개 질의한다”며 “지난해 민주당이 일방 처리했던 농업4법과 농업회의소법, 어제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한 한우법에 대해서도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했던 송 장관이 새 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해 매우 비겁한 태도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안철수 의원도 송 장관의 태도 변화를 지적하며 “‘장관 오래 하려면 송미령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범여권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왔다. 조국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회 위원장은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표를 모아준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실용주의’를 앞세운 송 장관의 유임은 국민주권정부의 농정방향도 역대 정권의 농업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송 장관 인선 철회를 촉구했다.

 

다만 전날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선 일부 야당 의원들이 축하를 전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됐다. 이만희 의원은 “저도 보도(를) 보고 이례적으로 이해했다”며 “어쨌든 유임에 대해 축하도 드리면서 소감 한마디 말해달라”고 했다. 김선교 의원도 “연임을 축하한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김나현·이지안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상큼 발랄'
  • 박보영 '상큼 발랄'
  • 고윤정 '매력적인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