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빌리려면 세금 더 내라” 반대 시위
관광객 몸살 주민들 피해 가중 우려
아마존 창업자이자 세계적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26일부터 사흘간 열려는 결혼식을 두고 주민들에 이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까지 가세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세계적 유명인사들이 초청된 결혼식 때문에 관광객 급증으로 가뜩이나 심각한 피해가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그린피스 소속 활동가 등 6명은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베이조스의 웃는 얼굴과 함께 “베네치아를 결혼식장으로 빌릴 수 있다면 세금을 더 내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그린피스 시위는 지난주부터 약 12개의 현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결혼식 반대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진행됐다. 관광도시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인 베네치아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관광객 급증으로 인해 소음과 사생활 침해, 치솟는 집값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떠나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다. 베네치아 역사지구 내 인구는 1961년 13만명 이상이었으나 현재 5만명 미만으로 줄었다. 베이조스가 도시 전체를 사실상 전세 내듯 빌려 초호화 결혼식을 치르면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런 산체스의 결혼식은 26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 스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약 200명의 유명인사가 하객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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