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1년 6개월 만에 경영 혁신
조직 효율성 높이고 재정 절감 성과
대기업 출신 임원이 울산지역 공공기관 사장으로 파견된 첫 사례에서 뚜렷한 경영 성과가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시는 HD현대중공업의 김규덕(56·사진) 전무를 울산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영입한 지 1년6개월 만에 조직 효율성과 재정 절감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김 이사장은 2023년 12월부터 울산시설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의 공공기관 파견은 2023년 3월 개정된 지방공기업법이 있어 가능했다. 법 개정 후 지자체장은 외부 인사를 공모 없이 인사청문회만 거쳐 공기업 대표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기준으로 울산시는 국내 첫 사례로 김 전무를 인사교류 방식으로 공단 이사장에 앉혔다. 그는 HD현대중공업 전무 직함을 유지한 채 울산시설공단을 함께 이끌고 있으며, 임기는 3년이다.
김 이사장은 민간 경영 방식을 공공부문에 접목하는 실험을 이끌어오고 있다. 그 결과,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해 연간 26억3000만원의 인건비를 줄이는 등 운영비 절감 효과를 냈다. 감축 인력은 총 38명으로, 기존 인력 구조를 재조정한 것이 아닌 키오스크 도입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한 자연스러운 감원이 이뤄졌다.
김 이사장은 “과거 기준으로 한 부서에 인원 5명이 배치됐지만 실제론 2명으로도 충분히 운영되고 있었다”며 “정원을 재조정하고 구성원의 동의를 얻어 예산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이어서 내부 반발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직문화도 손질했다. 기존 직급에 따라 보직이 자동 배정되던 관행을 깨고, 실무능력을 기준으로 인사를 했다. 실제 과거 3급이 맡던 실·처장 직위에 4급 직원을 발탁했다. 보직에서 제외된 3급 직원은 부서 실무를 맡게 했다.
기관 프로그램도 재정비했다. 수요 분석을 통해 인기 체육 예술 프로그램은 확대하고, 수요가 적은 프로그램은 통합하거나 폐지했다. 이로 인해 전체 시설 이용률이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수익도 2억7000만원이 늘어났다.
김 이사장은 이날 통화에서 “민간기업의 경영 경험을 토대로 공공서비스 품질을 높이고자 했다”며 “하반기에는 울산 하늘공원 등 장사시설 운영을 개선해 시민 만족도를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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