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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분의 간담회…‘비타민C’로 버틴다는 이상일 시장의 미래 용인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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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4 07:06:09 수정 : 2025-06-24 0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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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까지 150분간 사투…“저만큼 힘들까요”
“박봉에 고생하는 공무원들께 감사…자긍심 선물”
인구 150만 광역시 ‘비전’…반도체 신도시 등 일조
‘격자형 도로망’ 동서남북 연결…고속도까지 10분
“아∼저만큼 힘들까요.”

 

이상일 용인시장이 23일 용인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한숨 섞인, 재치있는 답변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시장님이 취임하고 나서 공직자들이 모두 힘들어한다는 얘기가 들린다’는 질문은 오히려 ‘일하는 시장’을 강조해온 그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23일 용인특례시청에서 열린 이상일 시장의 취임 3주년 기자회견 단면입니다. 오전 10시30분 시작한 간담회는 오후 1시가 다 돼서야 마무리됐습니다. 경찰대 옛터 개발 확정,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고기교 확장 추진, 영동고속도로 동백IC 개설 확정, 플랫폼시티 개발이익 용인 재투자 등 난제를 해결했다며 업적을 열거한 이 시장의 발언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100명 넘는 중앙·지방지·인터넷·방송기자들의 질의에 성의를 다해 답변한 그의 태도가 결정적 요인입니다. 어느 하나 거르지 않고, 마지막 질문까지 정성껏 답한 이 시장은 다리에 힘이 풀린 모습으로 어렵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시장실로 향한 그를 기다리는 건 직원들과의 ‘도시락 점심’이었죠.

 

“딱 3개만 질문을 받겠다”며 점심 약속을 핑계로 무례하게 간담회장을 벗어나던 여느 시장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입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 “용인 대도약 기틀 닦아…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기자회견에선 이 시장의 건강을 걱정하는 질문도 튀어나왔습니다. 답변은 솔직담백했습니다. “어떨 때는 회의도 듭니다. 쉬지도 못하고 생리 현상 참는 게 일상입니다. 특파원 생활을 3년6개월 하면서 골프도 꽤 쳤는데 이젠 운동과 인연을 끊고 비타민C만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이런 이 시장의 취미는 자기 전 듣는 음악과 잦은 특강을 위해 만드는 다양한 자료들이라고 했습니다. 오랜 기자 생활 동안 몸에 밴 정리·요약·분석 습관이 오히려 재충전의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설명입니다. 

 

술술 이야기를 풀어놓는 동안 지난 주말 지역 음악회에 가서 4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며 다양한 민원에 귀 기울였던 경험과 아파트 주민자치위원들을 찾아가 대화한 일, 끼니도 거른 채 교장·학부모 간담회를 이어온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재선에 대한 욕심도 솔직히 드러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계속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다”며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겁니다. 다음 대답은 ‘걸작’입니다. “힘들어서 3선은 (도전)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시민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자신과 협업해온 용인시 공무원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페널티’를 각오하고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이렇게 160명의 승진자를 만들었습니다. 선거 업무에 차출된 공무원들에게 사흘간 특별휴가를 제공했습니다. 박봉에 고생하는 시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노조와 원활히 소통하고 시청 1층에 용인시가 받은 모든 상을 진열해놨습니다.”

 

용인시의 민선 8기 3주년 기자회견. 용인시 제공

◆ “다양한 난제 풀어”…‘일하는 시장’ 내년 재선 도전

 

이 시장의 이날 민선 3년 간담회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교통망 확충’으로 요약됩니다. 성과와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입니다. 

 

“용인은 서울의 98%에 달하는 큰 지역”이라며 “그동안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유치와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등 용인의 대도약을 위해 기반을 닦아왔고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민생을 챙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용인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세계 최대 반도체 중심도시로, 150만 광역시를 향한 여정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교통망은 반도체 기업들의 인적·물적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며 “국도 45호선, 국도 42호선, 국가지원지방도 84호선 등의 확장이나 우회도로 개선 등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용인 플랫폼시티 조감도. 

아울러 시내 곳곳에서 10~20분 사이에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에 진입할 수 있는 ‘격자형 고속도로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이 수백 조원을 투자하는 국가산업단지가 2022년 9월 지극히 ‘상식적인’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교통망 확충 논의에서 시작됐다는 사실도 전했습니다.

 

그의 꿈은 “반도체 등 첨단 기업에서 일하는 IT 인재와 시민들이 10개 고속도로와 7개 고속화도로를 촘촘히 잇는 도로망을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경기 광주역에서 에버랜드를 거쳐 이동·남사까지 이어지는 38㎞ 구간의 경강선 연장, 경기남부광역철도 및 화성 동탄∼평택 부발선 건설 등 철도 인프라 확충도 강조했습니다.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예정지.

◆ “관찰·상상력·실천이 중요…100년 내다보는 정책”

 

이 시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유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이동읍 반도체 특화 신도시 조성, 송탄상수원보호구역·경안천수변구역 규제 해제, 시민 프로축구단 창단 등을 열거했습니다.

 

그는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212건의 공약 중 137건(65%)을 완료하고 205건(97%)을 진행 중”이라며 “지역별 랜드마크 공원 조성과 지역 축제 육성, 안전도시 및 복지체계 구축, 골목상권 활성화 등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시장은 ‘새 정부 기조에 시의 발전전략이 영향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반도체 프로젝트나 규제 해제 등이 모두 민생과 관련된 것으로 정파에 구애받을 일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저는 중앙부처 과장도 직접 만나 논의합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모든 게 의지와 능력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민생·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중앙정부도 도와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관찰과 상상력, 실천을 강조했습니다. 공직자들이 시민을 위해 만드는 정책이 모두 이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50년, 100년 뒤를 내다보는 정책을 만들어 용인을 대한민국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는 약속입니다.

 


용인=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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