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추경 처리 본회의 당장 열자”… 野 압박 나선 與

與 “민생회복 골든타임”… 野 협조 촉구
‘코스피 5000특위’ 띄우며 “시대적 요구”
합의 불발 땐 與 단독 처리도 불사 방침
양곡관리법 개정 등 ‘농업 4법’ 재추진도

더불어민주당은 코스피 지수의 3000선 재진입 흐름을 계기로, 조속한 상법 개정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 개최에 협조할 것을 국민의힘에 촉구했다. 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끝내 양보하지 않고 버틴다면, 여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코스피 5000 시대 가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앞줄 가운데)와 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특위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당 회의에서 주가지수 상승세를 언급한 뒤 “지금이 바로 민생회복의 골든타임이다. 30조원 민생추경부터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며 “이번 주에 당장 본회의부터 열자”고 야당에 호소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코스피 5000특위’를 띄우며 상법 개정 의지도 재확인했다. 상법 개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김 직무대행의 원내대표 선거 공약이다. 주주 충실 의무와 전자 주주총회 도입 의무화 등으로 시장질서를 바로잡아야 ‘코스피 5000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이 당과 정부의 입장이다. 반면 재계와 국민의힘은 과도한 경영권 침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오기형 특위 위원장은 특위 출범식에서 “상법 개정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정부가 상법 개정을 공언했다가 입장을 바꿨던 점을 지적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믿을 수 없는 정부라고 했었다. 이재명정부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상법 개정을 비롯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만들기 위해 자본시장법과 세법, 공정거래를 위한 형사소송법 등 관련법들을 차곡차곡 개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을 대여 협상 지렛대로 삼겠다는 태도다. 여야 관계가 바뀌었으니 법사위와 예결특위 위원장직을 관례에 따라 야당에 양보하라는 것이다. 법사위는 각종 법안이 본회의로 가기 전 거쳐 가야 하는 ‘관문’과 같은 상임위다. 예결특위는 추경 처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처리를 위한 핵심 상임위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전반기를 시작하면서 원 구성 협상이 이미 마무리된 만큼 야당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 문제로 끝내 의사일정 합의가 불발된다면 여당 주도로 법안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KBS라디오에서 “6월 임시국회가 7월4일까지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추경안 처리를 위한 예결특위 위원장 선출 및 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일정 등을 언급하며 “절차를 하나하나 이번 주부터 밟아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스피 5000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오기형 특위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입법이 좌절됐던 농업 4법 추진도 본격화했다. 쌀값이 폭락할 경우 정부가 초과생산량을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도 재추진된다. 여당 주도로 재발의된 이들 법안은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위로 회부됐다.

새 정부 농축산부 장관에 유임 발표된 송미령 장관은 농해수위 회의에서 과거 농업 4법을 “농망 4법”으로 폄하했던 데 대해 사과했다. 송 장관은 “국정철학에 맞춰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부작용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배민영·유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