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일제히 30%대까지 떨어졌다. 갭투자가 불가능한 토지거래허가구역임에도 전셋값이 매매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건, 해당 지역의 자산가치 상승 기대가 여전히 크다는 시장 신호로 해석된다.
23일 부동산R114가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 157만 가구(임대 제외)를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서초구의 전세가율은 37.1%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38.4%, 강남구는 39.1%로 모두 30%대에 머물렀다.
이들 지역은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수 시 관할 구청의 허가가 필요하고 2년 이상 실거주 요건도 부과된다. 사실상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막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세가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실거주 목적의 수요와 무관하게 투자 수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로, 일반적으로 높을수록 실수요자의 접근성이 크고, 낮을수록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서울 전체 평균 전세가율도 45.2%로 떨어지며, 2017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전세가율이 70%대였지만, 집값 급등 속에 2018년 이후로는 40~5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상위 지역은 용산구(40.9%), 양천구(44.2%), 영등포구(45.6%), 강동구(46.3%), 성동구(46.4%) 등으로, 대부분 인기 주거지 또는 개발 기대가 있는 곳들이다.
반면 금천구(60.9%), 성북구·중랑구(각 59.5%) 등 외곽 지역은 여전히 전세가율이 높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전세가율 하락은 전세의 사용 가치보다 매매의 투자 가치가 더 부각된다는 뜻”이라며 “이제 서울은 갭투자가 가능한 시장이 아니라, 자본력 있는 실거주 투자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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