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를 낳은 초기 산모의 30%가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쌍둥이를 양육 중인 아빠도 37%가 우울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최근 쌍둥이를 임신했거나 키우는 부모 4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울 검진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검사 도구는 중앙난임·임산부 심리 상담센터에서 사용하는 PHQ-9(우울 진단 척도)와 EPDS-K(한국판 산후우울증 척도)를 적용했다.
그 결과, 쌍둥이 임신부의 20.4%는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9.3%는 경도 우울증, 8.3%는 고도 우울증이었다. 쌍둥이를 출산한 지 12주 이내인 산모 중에서는 39.5%가 우울 판정을 받았다.
특히 고도 우울증이 30.2%로, 임신부에 비해 그 비중이 4배 가까이 많았다. 경도 우울증은 9.3%였다.
출산 12주 이내 산모를 포함해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를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는 55.1%가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경미한 우울 증상이 27.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도 우울증 11.5%, 고도 우울증 9.7%, 중증도 우울증 6.6%였다.

쌍둥이를 양육 중인 아빠 중에서는 37.7%가 우울 증세를 겪고 있었다. 경미한 우울 증상 26.0%, 경도 우울증 9.1%, 고도 우울증 2.6% 순이었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 쌍둥이 임신·출산·육아 과정에서 부모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며 “협회가 운영하는 '쌍둥이 가족 행복 네트워크' 기관과 협력해 양육 부담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발생하는 심각한 우울증이다. 산모의 10~15%에게 영향을 미치며, 수년간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상으로는 아기와의 유대감 부족, 절망감과 슬픔, 피로, 식욕 부진, 수면 장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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