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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시간 날아간 美 B-2기 6대, 벙커버스터 첫 실전 투하 [美, 이란 타격]

입력 : 2025-06-23 06:00:00 수정 : 2025-06-22 22: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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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군사작전

핵개발 심장부 포르도 집중 폭격
연료 보관 이스파한엔 핵잠 동원
토마호크 미사일 30여발 퍼부어

트럼프 “핵농축 시설 완전 제거”
이란 “사전 대피… 지상부만 손상”
“중동 미군기지 취약” 보복 시사
IAEA “방사능 수치 증가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란 내 핵시설에 대한 아주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밝힌 타격 지점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3곳이다. 이란의 최중요 핵시설로 꼽히는 이 3곳에 미국이 자랑하는 전략자산인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GBU-57,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총동원했다.

미 공군 B-2 폭격기. 로이터연합뉴스

3곳 중에서도 고농축 우라늄 최대 저장시설인 포르도에 전력을 집중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군은 총 6대의 B-2 폭격기를 동원해 12발의 GBU-57을 이 지역에 집중 투하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주요 목표 지점인 이란 포르도에 전체 탑재량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B-2 폭격기는 미국 본토 미주리주의 기지에서 몇 차례 공중급유를 받아가면서 37시간 동안 쉼없이 이란으로 날아갔다. 갑작스러운 공습 결정 이후 긴박한 상황 속에 임무가 수행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구형의 10배 이상 위력으로 꼽히는 최신형 ‘벙커버스터’ GBU-57은 이번에 실전에서 처음 사용됐다.

나탄즈와 이스파한에도 미군의 고강도 강습이 이어졌다. NYT는 B-2기 1대가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에도 벙커버스터 2발을 투하했다고 보도했다. 나탄즈는 최근 이스라엘의 타격으로 핵시설이 일부 손상됐던 지역이다. 미군은 나탄즈와 함께 핵무기로 즉각 전환 가능한 핵 연료가 보관된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인 이스파한 지역에 핵 잠수함을 동원해 토마호크 미사일 30여발 등을 퍼부었다.

 

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모든 미국 항공기가 이란 영공을 빠져나와 안전하게 귀환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 공습 없이 단일작전으로 핵시설 타격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에 나설지 여부를 향후 2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 밝힌 두 불과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이 NSC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감행을 최종 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위성 영상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미군 벙커버스터 공격을 받아 구멍이 생긴 이란 포르도 핵시설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을 2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AP연합뉴스

관건은 미국의 이번 핵시설 타격이 이란의 핵 능력을 실효적으로 제거하는 데에 성공했는지 여부다. 미국과 이란의 반응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발표했지만, 이란은 이번 공격이 자국 핵시설에 결정적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흐디 모하마디 이란 국회의장 보좌관은 SNS 엑스(X)를 통해 “이란은 며칠 동안 포르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상했다”면서 “핵시설을 대피시켰으며, 오늘 공격으로 인한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없었다”고 적었다.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이란 의원도 이란 파르스통신에 포르도 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았으며, 피해는 대부분 “지상 부분에 국한돼 복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란 원자력청(AEOI)은 자국 시설에 대한 공격을 확인하면서도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핵능력이 남아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타격 이후 중동 지역에 눈에 띄는 방사능 확산이 포착되지 않아 이란의 발언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에 대해 해당지역에 “방사능 수준 상승 보고가 없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걸프지역에 방사능 수치가 변함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 핵 능력 완전 제거에 실패했다고 판단할 경우 재차 타격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게 “표적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기억하라. 만약 평화가 빨리 도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런 다른 표적들을 정밀하게, 신속하게, 숙련되게 공격할 것”이라면서 추가 공격이 얼마든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미국에 반격할지 여부에도 촉각이 모이고 있다. 자칫 대규모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에 다수 미사일 공격으로 응수했다. AFP통신 등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상공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에 대한 보복도 암시했다. 이란 정부가 미국에 “오늘 아침 사건은 터무니없고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이란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22일 성명에서 “침략에 가담한 항공기의 비행 위치를 확인하고 감시했다. 역내 미군기지의 개수, 분포, 규모는 강점이 아니라 취약점”이라고 밝혔다. 미 본토에 대한 보복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동에 산재해 있는 미군기지가 보복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재 미국은 중부사령부 지역본부가 소재한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1만여명, 쿠웨이트의 5개 기지에 1만3500명, 이라크에 2500여명 등 중동 곳곳에 4만여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도 이란의 보복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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