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연극과 대사가 아닌 음악으로 감상하는 야외 오케스트라극(劇) ‘Romeo end(s) Juliet(로미오 앤 줄리엣)’이 6월 28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서울 종로구에서 주최하는 ‘대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6월 27일~28일)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기존 연주회 형식을 과감히 깨고 내레이션과 성악, 연기, 연주를 독특한 기획과 연출로 녹여낼 예정이다. 총체극단 ‘여집합’ 산하의 게릴라 오케스트라 전원이 베네치아 가면을 쓰고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홀스트, 프로코피예프, 번스타인, 피아졸라의 ‘푸가(Fuga)’,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 등의 클래식 음악으로 풀어낸다.
연극, 드라마, 다큐멘터리, 영화 매체에서 활약 중인 배우 황건이 내레이터를 맡고,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드러머, 탱고-재즈 프로젝트 ‘라벤타나’의 리더인 정태호가 연주에 참여한다. 오페라, 뮤지컬, 연극 무대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 중인 테너 서태경과 콘서트홀은 물론 야외 공연 전문 ‘리틀 갱스터즈’에서도 활약 중인 소프라노 박하은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맡는다.

이번 공연의 지휘자이자 총체극 연출가인 임야비는 “희곡의 뼈대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가면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관객의 상상으로 채우는 형식”이라며 “무대와 객석, 베로나와 마로니에, 연주자와 스태프, 가면과 민낯, 줄리엣과 마리아의 경계는 없다”고 말했다. 총체극단 여집합의 무대 감독 김주원은 “450년 전 베로나의 청년 로미오와 줄리엣과 2025년 현재를 치열하게 살고 있는 청년을 빗댄 공연”이라며 “연주 당일 배포되는 리플렛에 적힌 로미오와 줄리엣의 명대사와 함께 연주를 감상하면 더욱 공감각적 체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연은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되고, 전체 공연 시간은 약 50분. 관람료는 무료이며, 폭우 시 7월 5일로 순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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