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갱신권 사용률 56.9%…2022년 3분기 이후 최고치
전문가 "전월세 물량 줄면 갱신권 사용 더 늘어날 것"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기존 세입자들의 재계약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전·월세 모두 신규 계약보다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갱신권)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갱신권을 사용하면 전셋값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은 44.5%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3분기(4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세 갱신 비중은 48.8%, 월세도 38.4%로 각각 집계됐다. 월세의 경우 신고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5% 이내 인상 제한이 적용되는 갱신권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팔라지고, 월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신규 계약을 하기보다는 기존 집주인들과 갱신 계약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23년 6월(0.12%) 이후 작년 말까지 19개월 연속 상승했다. 작년 말 전세자금대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1월 일시적으로 보합을 기록했으나 이후 올해 5월까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141만5000원이다. 2015년 조사 이래 가장 높다. 전셋값 상승세로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비중도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한 비중은 49.7%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는 2022년 3분기 60.4% 이후 최대 비중이다.
전월세 갱신권 사용 비중은 전셋값 하락 여파로 작년 2분기 27.9%까지 감소했다가 작년 3분기 30.3%로 늘어난 뒤 4분기 42.0%, 올해 1분기 48.1%, 2분기 49.7%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갱신권을 사용하면 전월세 상한제가 발동하며 전셋값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전세의 갱신권 사용 비중은 56.9%로 2022년 3분기(68.8%) 이후 가장 높았다.
앞서 임대차2법 시행 후 전셋값이 단기 급등한 2021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는 전세 갱신 계약 중 갱신권 사용 비중이 70%대에 달했다.
갱신 계약 임차인의 갱신 보증금은 평균 5억6793만원으로, 통상 2년 전의 종전 보증금(5억3297만원)과 비교해 평균 3396만원을 올려준 것으로 분석됐다. 인상률로는 평균 6.6%다.
2022년 3분기에 평균 4222만원(8.1%)을 올려준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은 인상액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으로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갱신권 사용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갱신권 사용 임차인은 최소 4년 간 연 5% 이내 인상률로 동일 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만큼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갱신권을 사용하는 임차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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