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 “다시는 결혼식 못하는 가족 많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도 이란의 공격으로 ‘개인적인 희생’을 치렀다며 아들의 결혼식 연기를 언급해 국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큰 피해를 본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 소로카 병원을 방문해 연설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인 모두가 개인적인 희생을 떠맡고 있으며 우리 가족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아들의 결혼식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아들의 약혼녀도 개인적인 희생을 겪었으며 자신의 아내는 영웅이라고도 했다. 그는 결혼식 취소가 2차 세계대전 당시 4만3000여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낸 영국 대공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우리는 공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숨을 빼앗긴 사람이 있고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자신의 가족 역시 다른 평범한 이스라엘 국민과 어려움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국내 여론은 즉각 들끓었다. 길라드 카리브 야당 의원은 “결혼식을 연기해야만 했던 것이 아니라 다시는 결혼식을 올리게 되지 못한 가족들을 많이 알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또 네타냐후 총리의 아내가 아니라, 야간 근무를 위해 집을 나서는 의사들과 원격 수업 등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들이 바로 영웅이라고 꼬집었다. 아들이 지난 2023년 10월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간 아낫 앙그레스트도 엑스(X)에 “우리 가족도 그 고통을 간과하지는 않았다. 나는 622일간 가자지구의 지옥 같은 지하 감옥에 갇혀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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