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정치인 대상 강력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4월 민주당 소속 펜실베니아 주지사 관저 방화 사건에 이어 미네소타 주 상·하원 의원 부부를 상대로 한 총격 사건이 일어나 민주당 소속 의원 2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에 하원의원 사망 시 의원직을 승계하지 않고 특별 선거로 재선출하는 현행 헌법이 정치적 폭력을 유발한다며 개헌을 시도했던 움직임이 재조명 받고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4일에 발생한 총격 사건이 주 의회의 권력 균형을 일시적으로 변화시켰으며, 이는 일부 의원들에게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34대 33으로 다수당을 차지했지만 존 호프만 의원(민주당)이 중태에 빠지며 실질적으로 동률 상태가 유지됐다. 주 하원에서는 멀리사 호트먼 의원(민주당)이 사망하면서, 67대 67로 동률을 이뤘던 균형이 공화당에 유리하게 기울어졌다.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특별 선거를 할 때까지 현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의회 경찰 통계에 따르면 의원 대상 위협은 지난해 약 9500건으로 8년 전 3900건보다 훨씬 높아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양극화를 원인으로 분석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전체 435개의 지역구로 나뉘는 하원에서 지난 세 번의 선거 모두 접전을 기록했다. 1305석 중 공화당은 655석을, 민주당은 650석을 획득했다.
전 연방 하원의원 브래드 웬스트럽(공화당)과 데릭 킬머(민주당)은 퇴임 전인 지난 9월부터 의회 교착상태가 연방 의원들을 표적으로 삼는 ‘변태적 광인’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들은 “대통령이나 상원 의원은 사망 시 후임자 선정 계획이 있는 것에 비해 하원 의원은 그렇지 않다”며 “현 상태는 하원 다수당을 바꾸기 위한 표적 살인을 유발하는 역효과를 낳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원의원 사망 시 의원직이 승계되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이민과 범죄 관련 논의 등에 밀려 헌법 개정안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다. 두 의원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하원 행정위원회 소속 양당 지도부는 지난 17일 법무부에 의원들에게 폭력적 위협을 가하는 자들에 대한 기소를 위해 더 많은 검사를 배치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고, 정치인 보호 조치 강화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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