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강 회장이 처음 닭 튀긴 1호점도 이곳에 있어

경북 구미종합버스터미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권원강 회장이 30여년 전 불혹의 나이로 치킨을 튀긴 교촌치킨 매장이 하나 있다. 지금은 지명을 딴 ‘송정점’이 붙었지만 엄연한 ‘교촌치킨 1호점’으로 당시 표현을 가져오자면 ‘교촌통닭’ 간판을 내걸었다.
지난 19일 찾은 매장에서는 입구에 들어서자 교촌통닭 개점 당시 사진과 ‘절박함과 간절함이 있으면 꿈이 이루어진다, 그 꿈이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권 회장 메시지를 담아 벽에 걸린 액자가 눈에 띄었다. 교촌치킨을 처음 만든 권 회장의 인생철학이다. 홀까지 발걸음 옮기는 동안 손님들은 교촌치킨 역사를 잠시나마 살펴볼 수 있을 듯했다. 10여년 전 리모델링을 거친 이곳은 한 번에 4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1991년 3월13일, 열 평 남짓한 이곳에서 권 회장이 교촌통닭 간판을 걸고 출발해 지금의 교촌치킨을 낳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실제 크기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 매장 입구 근처에 놓인 프라이드 차량 모델은 통닭의 ‘온기’ 보존을 위해 한여름 에어컨도 틀지 않고 창문을 닫은 채 배달한 권 회장의 진심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또 다른 장치다. 손님을 향한 서비스 정신과 치킨의 맛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이 매장은 교촌치킨과 구미시가 함께 조성한 길이 500여m의 ‘교촌1991로’ 양 끝 기준, 가운데쯤에 위치했다. 터미널 인근에서부터 동아백화점 구미점까지의 ‘교촌1991로’는 교촌치킨의 역사와 브랜드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 최근 공개됐다.
우선 구미시 로고를 활용한 조형물 터미널 내부 설치로 ‘교촌1991로’의 시작을 알렸다. 터미널 인근 사거리부터 교촌치킨 송정점까지 100여m에 걸쳐 조성한 ‘교촌역사 문화로드’는 교촌치킨의 초심과 이야기를 담아낸 체험형 거리다. 교촌치킨의 ‘양념 붓칠’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소스 바르기 어트랙션’이 담벼락에 설치돼 치킨에 양념을 칠하듯 외벽 타일 하나하나를 손으로 뒤집어 넘길 수 있었고, ‘소스로드’에서는 교촌치킨 소스에 관한 설명을 곁들여 체험자가 관련 내용을 살펴볼 수도 있게 했다. 방치된 녹지 공간을 활용해 새롭게 만든 치맥공원은 주민들의 좋은 쉼터가 될 전망이다.

특히 교촌치킨 성장 초석이 된 ‘금성사 에피소드’ 등을 성우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전화 부스도 주목됐다. 단체 손님 열 명 방문으로 테이블이 부족한 탓에 먼저 매장에 온 두 손님에게 권 회장이 ‘자리를 옮겨달라’는 식의 양해를 구할 수도 있었지만, 단체 손님을 포기하고 ‘편하게 식사하시라’던 권 회장 배려에 감동한 두 손님이 근무지 ‘금성사’에 교촌통닭의 맛과 서비스를 소문내 이후 주문이 폭주했다는 과거 일화다.

교촌에프앤비와 구미시는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주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인근 아파트 외부 계단 등을 정비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지하차도 하부 보수와 조명도 교체해 어두운 지하차도를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개선했다.
교촌치킨은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교촌’에서 이름이 비롯했다. 사람들의 삶과 함께 숨 쉬는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비전을 담았다. 권 회장은 외래어를 쓰지 않고 한국적이면서도 시골의 정감이 느껴지는 이름을 찾다가 교촌을 떠올렸고, 도덕적이면서도 정직한 마음으로 장사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고 한다.

교촌에프앤비 강창동 커뮤니케이션부문장은 “교촌그룹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이 매장의 의미를 부각했다. 임영환 전략스토어 팀장은 “구미 양파를 활용한 ‘플래터’와 ‘치룽지’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라며 “구미는 ‘산업 도시’ 이미지가 강한데, 구미로 여행 오시는 분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고 이 매장이 앞으로 구미시의 관광 사업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창업지인 구미를 단순한 기억의 장소가 아닌 ‘미래의 파트너’로 여긴다. 이러한 철학은 교육, 스포츠, 농업, 복지 등 다양한 영역의 사회공헌으로 구체화됐다.
교촌의 사회공헌은 다방면에서 지역과 맞닿아 있다.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구미대학교와 현일고등학교에 총 30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며 교육 지원에 나섰다. 스포츠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여 ‘교촌 1991 레이디스 프로골프 대회’를 열고 유망주 13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역 농가의 소득 증대를 돕고자 3000만원 상당의 쌀을 직접 구매해 상생의 가치를 실현했다. 난방비 부담에 시달리는 저소득 다자녀 가정에게는 2억원 규모의 지원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섰고, 산불로 어려움을 겪은 경북 피해지역에는 치킨 교환권과 지원금 1억원을 기부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자랑스러운 구미사람 대상’ 수상으로 이러한 지역 사회에 대한 헌신을 공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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