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중기부·산업부·고용부 등
경제 핵심부처 업무보고 직접 챙겨
성장 기여 노동자 위한 정책 강조
“노동시장 이중격차 해소하고파”
AI 3대 강국 이행계획 등 논의
국정기획위원회의 업무보고가 이틀째에 접어들면서 이재명정부의 정책적 방점이 드러나고 있다. 국정기획위의 핵심을 쥐고 있는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의 행보를 따라가 보면 ‘경제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진짜 성장’을 기치로 내건 만큼 국정기획위 역시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분위기다.
국정기획위는 19일까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총 28개 정부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중 이 위원장은 4개 기관의 업무보고에 공개 참석했다.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로 모두 경제에 깊이 관여하는 기관이다. 국정기획위가 경제 정책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세종=뉴시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 위원장이 기재부, 중기부, 산업부 (업무보고)에 간 건 ‘진짜 성장’과 이어진 핵심적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짜 성장을 위해선 기업과 경제 분야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제대로 보상받고 일할 맛이 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경제 성장’을 누차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산업부 업무보고에서 “돌이켜보면 우리가 후진국에서 시작해서 이제 선진국 문턱을 빼꼼히 열고 들여다보는 상황”이라며 “치열한 과학기술 경쟁 속에 놓여 있고, 그 경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이끌어내지 않으면 빼꼼히 열었던 문이 다시 닫힐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조금 올라갔던 깔딱고개에서 미끄러져 내려갈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는 것”이라며 “어떤 한이 있더라도 선진국 문턱으로 넘어서서 선진국으로 들어가야 한다.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성장의 역사를 지금부터 써내려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기업뿐 아니라 경제성장에 기여한 노동자를 위한 정책도 강조했다. 그는 고용부 업무보고에서 “우리 정부는 경제 성장에 관해 중요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며 “첫째는 기술이 주도하는 성장이고, 둘째는 모두의 성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의 참여에 의해 이뤄진 성장인 만큼 권리나 배분이 개선되길 희망한다. 좀 더 평등해진 사회가 이번 정부가 지향하는 목표”라며 “노동시장 이중격차를 어떻게든 해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정기획위 전반을 놓고 보면 ‘인공지능(AI)’라는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논의됐다. 산업부는 산업 전반의 AI 확산 방안을 논의했고, 금융위원회는 AI 세계 3대 강국 실현 등을 위한 ‘100조원+알파(a)’ 규모의 첨단전략산업 지원방안과 기술 주도 성장을 위한 벤처·과학기술 혁신에 있어서 금융의 역할을 제안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3대 강국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AI 인프라 확보·활용 방안, AI 투자 100조원 달성 계획을 논의했다. 국세청은 획기적인 납세 서비스 제고를 위한 국세행정 AI 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경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부서도 정부기관이 AI를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활발하게 모색했다. 교육부는 초·중·고·대학의 AI 교육 방향과 AI 인재양성 방안, 방사청은 첨단 AI 무기체계 연구개발 방안을 논의했다. 정치행정분과 위원들은 소방청에 AI를 활용한 119 시스템 고도화를 지시하기도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