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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개성이 넘치는 술 …맥주에 얽힌 이야기 속으로

입력 : 2025-06-21 06:00:00 수정 : 2025-06-19 20: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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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유혹/ 윤한샘/ 아빠토끼/ 2만원

 

맥주의 역사는 수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들은 곡물을 빻은 뒤 죽이나 빵을 만들어 먹었는데, 오래 보관하던 항아리에서 맥주가 탄생했다. 이들은 양조의 여신 ‘닌카시’에 바치는 헌시를 통해 당시 맥주 재료와 양주 과정을 남겨 놓았다.

맥주는 다양한 매력이 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가볍게 마실 수도 있고, 힘든 일을 마친 뒤에 청량감을 주는 기분전환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가볍지만 산뜻한 탄산감으로 목 넘김이 좋은 라거, 바나나 향이 나는 바이스비어, 신맛이 도드라지는 람빅, 에스테르 향이 멋진 영국 에일, 수도원에서 만드는 트라피스트 에일, 과일 향이 폭발하는 미국 IPA,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친 임페리얼 스타우트 등등 취향에 따라 언제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맥주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성을 존중한다. 같은 술자리에서 각자 다른 맥주를 선택할 수 있고, 와인처럼 까다로운 매너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1만원에 4∼5캔을 집어 들 수 있는 만큼 진입장벽도 낮다. 덕분에 맥주는 오래 전부터 계급이나 권력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윤한샘/ 아빠토끼/ 2만원

독립맥주공장을 운영하며 한국맥주문화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저자는 ‘전지적 맥주 시점’으로 거절할 수 없는 맥주의 유혹을 이 책에 담았다. 역사와 철학, 스포츠, 예술 등과 엮은 다양한 맥주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낸다. 천일야화의 신화 속 오시리스가 건네는 생명, 수도원의 고요한 연대, 제국을 지탱하던 산업화의 라거, 대중문화 속 낮술의 판타지, 크래프트를 둘러싼 철학 등을 읽다 보면 당장이라도 캔맥주를 따서 목을 축이고 싶다.

“맥주는 문화가 된다. 나는 작은 양조장에서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이 문화가 우리 공동체에 작은 울림으로 변해 선한 영향력으로 퍼지길 바라며 한 주를 보낸다.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을 할 이유가 없다. 맥주가 누군가에게 작은 의미가 되길, 그래서 그들의 인생에 작은 행복이 되기를.”(230쪽)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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