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경제전쟁/ 홍석만/ 나름북스/ 2만2000원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깨어 있는 정신 바이러스(woke mind virus)’를 막지 않는다면 문명을 파괴할 것이고, 인류는 결코 화성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수차례 언급했다. 개척 정신이 되살아나지 않는 한 인류는 점차 척박해질 지구에 갇혀 살아야 할 것이며, 멸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급진적 주장이지만 허황된 말만은 아니다. 민간인이 우주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는 이미 가동 중이다. 부침은 있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40년까지 달에 인간의 영구 거주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우주 낙관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방사선이나 극한 기후, 먼지 폭풍, 중력이 약한 환경에서의 번식·성장 등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지구의 기후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우주 개척 시도가 적절치 않다거나 우주 공간의 군사화와 지정학적 충돌 위험을 낳는다는 등 다양한 비판이 나온다.

작가 홍석만이 쓴 ‘우주경제전쟁’은 인류의 우주 정착 시도에 “할 수 있나?”와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책이다. 홍 작가는 우주 개발이 기술의 진보나 인류의 도약이 아니라 초국적 자본과 국가 권력의 새로운 식민지화 무대로 전락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19세기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가 주식 시장과 금융 시장의 발전과 함께 진행되었듯, 금융자본주의에 기반을 둔 우주 개발도 우주 식민주의 시대와 함께하고 있다”며 “지구에서 과잉 자본과 과잉 경쟁으로 인해 이윤율 저하에 직면한 금융자본이 우주 식민주의를 추동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역설한다.
그는 우주가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이상을 앞세우며 ‘코스모스 코뮤니즘’을 제시한다. 그는 “(코스모스 코뮤니즘은)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와 국가 패권주의를 넘어 우주탐사와 개발이 특정 국가나 기업의 사유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경계하며, 생명의 다양성과 생태적 조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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