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얼차려 사망’ 중대장 형량 가중… 징역 5년 6개월

항소심서 징역 5년6월… 6개월 ↑
재판부 “軍 신뢰 훼손 중대 범죄”
부중대장엔 징역 3년 원심 유지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일명 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가중됐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이은혜 부장판사)는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강모(28·대위)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는 부중대장 남모(26·중위)씨에게는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유지했다.

'얼차려 훈련병 사망' 중대장. 연합뉴스

항소심 재판부는 강씨의 범죄 행위들이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봤다. ‘상상적 경합’관계로 본 1심과 다른 판단이다. 실체적 경합은 다수 행위로 복수의 죄를 지었을 경우를 의미한다.

반면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할 때를 일컫는다. 항소심 재판부는 중대장의 범죄가 하나의 행위가 아닌 다수 행위로 이뤄졌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군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병사들의 생명이라는 본질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은 군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지휘관들에 대한 2심 판결 선고가 끝난 18일 고(故) 박모 훈련병의 유족이 법정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항소심 선고 후 사망 훈련병 유족 측은 “이 사건은 사망사건”이라며 “지금보다 가중된 형이 내려지더라도 유족의 아픔이 달래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항소심 형량 역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검찰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10년, 7년을 구형했다.

강씨와 남씨는 지난해 5월23일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하고 실신한 박모 훈련병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박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배상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