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청소년 비만엔 신토불이 밥상이 답이다

청소년 비만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1년 대한비만학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19.3%로, 5명 중 1명꼴로 비만인 것으로 나타나 미래세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청소년 비만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정크푸드의 잦은 섭취로 인한 영양 불균형 때문이다. 청소년 비만은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의료비 증가 등 사회·경제적 부담도 야기한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8㎏으로 10년 사이 약 10㎏이나 줄어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바쁜 일상과 간편함을 추구하는 현대 생활 방식이 이러한 식습관 변화를 부추긴다. 학교 주변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 고열량 간식과 패스트푸드가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음식이 되면서 비만은 물론 체력 저하와 집중력 부족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며 청소년의 삶의 질과 사회 전반의 건강 수준까지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조정훈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이러한 식습관 변화는 식(食)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다. 청소년기의 잘못된 식습관은 신체적 성장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학교폭력, 따돌림, 자살 등 청소년들의 극단적 행동이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영양 결핍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특히 불규칙한 식사와 불균형한 영양 섭취는 정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심화해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증가시키며, 사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마저 초래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사회적 비용과 부담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가정과 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인스턴트 음식 섭취를 줄이고 전통 한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며, 균형 잡힌 영양 섭취의 중요성을 자녀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학교에서도 급식 메뉴에 우리 농산물과 지역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돕고, 영양교육과 건강 증진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운영해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필수적이다. 학교와 연계한 농산물 체험학습을 활성화하고 지역 농산물 직거래 장터와 소비 촉진 캠페인을 통해 청소년들이 우리 농산물의 재배 과정부터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가족 단위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건강한 식습관을 가족 전체가 함께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수천 년간 이어져 온 건강하고 우수한 음식 문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소비하여 청소년들의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 농산물의 소비 확대를 통해 농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모두 함께 노력하여 미래세대의 건강과 농촌경제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조정훈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