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남부시장에 전국 최초 적용
점포명만 입력하면 최적경로 안내
기존 내비 한계 극복… 골든타임 확보
소방청에 보고… 타 지역 확대 나서
전통시장 화재 발생 시 점포명을 입력하면 소방차 최적 출동 경로를 안내하는 ‘지능형 출동시스템’이 전국 최초로 전북 전주 남부시장에 구축됐다. 복잡한 골목 구조와 기존 내비게이션의 한계를 극복해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도소방본부는 18일 남부시장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시스템 구축 완료 보고회를 열고 운영에 돌입했다. 이 시스템은 남부시장 전 구역을 실측해 282개 점포 하나하나에 고유 좌표값을 부여했다. 전자지도와 지리정보시스템(GIS)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상회’ 같은 상호명만 입력해도 최적의 출동 경로를 실시간 안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일반 내비게이션에 점포가 등록되지 않아 우회하거나 재설정하는 데만 수분이 걸렸지만, 이제는 그런 번거로움이 없게 됐다. 차량 위치추적 시스템(AVL)도 적용돼 출동 차량과 현장 지휘관이 119 상황실과 동일한 지도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 소방차가 어느 골목에 있고,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앞서 전북소방본부는 공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4000만원을 들여 ‘안전한 전통시장 만들기’ 시범 사업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범 운영 결과 시장 인근 교동119안전센터에서 남부시장 점포까지 출동 시간이 평균 8분13초에서 5분25초로 3분 가까이 단축됐다. 초기 대응 속도 향상으로 인명·재산 피해 저감이 기대된다.
화재 예방 점검 체계 전반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단독으로 3년 주기의 점검을 진행하고 결과를 시군에만 통보했으나, 협약 이후부터는 소방도 점검에 직접 참여하며 결과를 공유해 행정처분과 시정 확인까지 직접 담당하게 됐다. 공단은 시장 화기취급 점포의 상당수가 자동확산소화기를 갖추지 않은 점을 감안해 소방안전시설을 지원했다. 시장 상인의 자율 안전관리도 강화됐다. 전북소방본부는 분기별 합동훈련과 매월 ‘안전하기 좋은 날’ 캠페인을 통해 자율소방대의 대응 역량을 높이며, 공단은 도내 17개 상설시장 소속 자율소방대원 239명에게 안전조끼, 모자, 경광봉 등 안전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북소방본부는 이번 성과를 소방청에 보고하고, 전국 전통시장으로 지능형 출동시스템을 확대 적용하는 정책 제안과 사례 공유에 나설 계획이다. 이오숙 전북도소방본부장은 “기술과 현장을 연결한 전국 최초의 시도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 안전체계를 도내 전통시장 전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생업과 안전을 함께 지켜낸 의미 있는 협력 사례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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