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사이 한복, 품격 있으면서도 센스있는 선택"
지난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을 배웅하던 이들 중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남성들 사이에서 감색 두루마기 한복을 입은 은발의 서양인 여성,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다. 모휘니 대사는 인사들 사이에서 홀로 두루마기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같은 날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요즘 TV만 틀면 깜짝깜짝 놀란다. 방금 뉴스를 보는데 내가 만든 옷이 나왔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 대통령) 뒤에 계신 은발의 여성분은 뭐 하시는 분이며 어떤 직책의 누구신가? 내가 만든 두루마기 재킷을 입고 있다. 서양식 정장 사이에 한복이라니. 품격 있으면서도 센스 있는 선택이네”라고 적었다.
한복을 여성이 모휘니 대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황 씨는 “한복을 직접 쇼핑다니고 주변인에게 한복을 전도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으신 찐 한복러버이신 듯하다”라고 했다. 이어 “국가 행사에서 주로 한복을 입으시는데 ‘격식=정장’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한국식으로도 품격 있는 스타일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모휘니 대사의 한복 차림은 인터넷 상에서도 화제를 낳았다. 온라인에는 “상대국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담은 패션이다”, “서양 정장 사이에서 한복이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더라. 차분한 색상의 한복이 멋지다”, “이 여성의 모습만 보이더라. 바로 누군지 찾아봤다” 등 반응이 쏟아졌다.
모휘니 대사가 공식 석상에서 한복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평소 소문난 한복 애호가인 모휘니 대사는 과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부터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행사 등 여러 차례 다양한 한복을 입었다.

지난 2월 김동연 경기지사와 만난 자리에서는 청록색 상의에 검은색 치마로 구성된 한복을 입었고, 지난해 10월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감색 개량한복을 입었다.
지금껏 선보인 한국의 종류도 다양하다. 두루마기뿐 아니라 철릭(허리에 주름이 잡히고 소매가 큰 옛 무관 공복 중 하나)을 재해석한 원피스, 전통 누빔 옷을 떠올리게 하는 재킷 등 계절을 가리지 않고 한복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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