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란을 겨냥해 무조건적인 항복을 촉구하자 이란이 항전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실제 전쟁 지속 여부는 이란의 미사일 재고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이라고 적었다.
CNN은 이날 ‘이란·이스라엘 분쟁의 결과를 규정할 수 있는 하나의 숫자’ 제하 기사에서 이란의 미사일 재고를 향후 분쟁의 향방을 가름할 중요한 요소로 지목했다.
CNN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 “(미사일) 재고 고갈은 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협상하려는 이란의 열망을 강화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공격에 맹렬함을 더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미사일 재고는 현재까지 추정치로만 알려져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가 2023년 기준 이란이 3000기 이상의 다양한 사거리 미사일을 보유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워싱턴 민간단체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이 중 1000~2000기가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에 사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라고 추산했다.
이스라엘군(IDF)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4월과 10월 이스라엘과의 분쟁에서 이 중 각각 120기, 200기의 MRBM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쟁에는 380기 상당이 사용됐다.
베흐남 벤 탈레블루 FDD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 이란에 남은 MRBM 수를 1300기 상당으로 추정했다. 기존 MRBM 보유량을 최대치인 2000기로 가정했을 경우다.
반면 이스라엘 싱크탱크 베긴-사다트 전략연구센터 소속 에얄 핀코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일부 재고를 파괴한 점을 고려하면 잔여 재고는 700~800기”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간 이란의 생산 역량에 발전이 있었다면 잔여 재고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월 300기 수준으로 탄도미사일 생산량을 늘렸다고 주장해 왔다.
구체적인 잔여 재고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재고 보유량이 이란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주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탈레블루 연구원은 이란이 MRBM 보유량을 1000기 이하로 떨어뜨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재로 인한 부품난으로 구형 전투기에 의존하는 이란의 입장에서 급격한 미사일 소진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재고가 소진되어감에 따라 이란의 포격 강도는 약해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런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속 파비안 힌즈 군사분석가는 WP에 "이란은 한정된 수량의 미사일을 보유했고 실시간 보충이 어렵기에 매우 어려운 계산을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테러리스트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 정권)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자비는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며 항전을 천명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