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유방암 진단’에 가슴 수술했는데…검체 바뀌어 ‘오진’ 사고

입력 : 2025-06-18 12:33:39 수정 : 2025-06-18 14:52:58

인쇄 메일 url 공유 - +

지난해 9월 세종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남편 회사의 복지 정책으로 건강검진을 했다. 조직 검사 결과는 ‘악성 유방암’. 젊을수록 전이 속도가 빠르다는 말에 서울의 큰 병원을 찾았고, 조직 검사 결과 이번에는 암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A씨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신 마취를 하고 왼쪽 가슴 6㎝가량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로 떼어낸 유방 조직에서 암세포는 나오지 않았다. 한국 여성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섬유선종이었다. 처음 암을 진단한 병원을 찾아간 A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조직을 채취해 외부 병리 기관에 검사를 맡겼는데, 그곳에서 A씨보다 하루 먼저 검사받은 다른 여성의 검체와 A씨의 검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엉뚱한 검사 결과를 전달한 병리 기관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의료기관의 허술한 검체 관리로 인해 유방암 진단 수술을 받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지며 논란이다. 

 

이번 의료기관의 오진으로, A씨는 6㎝의 수술 흉터를 평생 가지게 됐고, 또 다른 여성은 진짜 암에 걸렸는데도 암이 아니라는 결과를 받으면서 3개월의 시간을 허비했다. 

 

실수를 인정한 외부 병리 기관은 18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환자 검체를 가장 엄격하고 정확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수탁검사기관으로서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환자분과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은 이어 “향후 수탁검사 품질을 제고하고 유사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방암은 유방 안에 머무는 양성 종양과 달리 유방 밖으로 퍼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악성 종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매해 꾸준히 늘며 2023년 기준 29만934명에 달한다. 

 

유방암은 초기에 치료받은 환자와 진행된 환자의 완치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 1기인 경우 5년 이상 생존율이 95%에 이르지만, 3기는 40% 정도로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무엇보다 조기 검진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A씨는 검진 기관과 검체 검사기관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