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잘못된 습관, 생체리듬 문제…“숙면이 최고의 예방약”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몸과 뇌를 회복시키는 생체 치유 시간이다. 충분한 수면은 면역력 강화와 정신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다. 수면 부족은 각종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의학계는 성인에게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권장한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6시간 정도만 자고 자연스럽게 눈을 뜨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수면 시간은 건강에 괜찮은 걸까.
◆수면 6시간, 건강엔 ‘경고등’
하루 6시간 이하의 수면은 심혈관계 질환과 치매 등 주요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 22일 미국심장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시간 이하의 수면은 △심장동맥 질환 위험 48% △뇌졸중 위험 15% △치매 위험 30%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수면연구학회 ‘2024 한국인 수면실태 보고서’를 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 평균보다 약 18% 짧다. “매일 숙면을 취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에 불과해 수면의 질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7시간 자고 싶은데 왜 6시간 만에 깨나?
전문가들은 ‘자고 싶어도 자꾸 일찍 깨어나는 이유’로 크게 3가지를 지목한다.
우선 스트레스와 불안이다. 보고서에서도 숙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복수 응답)으로 심리적 스트레스(62.5%)가 꼽혔다.
잘못된 수면 습관이다. 자기 전 과식, 단 음식 섭취, 스마트폰 사용, 잦은 음주와 카페인 섭취 등은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침실 환경 또한 빛, 소음, 온도에 따라 수면 질이 달라진다.
불규칙한 생체 리듬이다. 나이가 들수록 생체 시계가 앞당겨지며 자연스럽게 수면 시간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정신과 전문의 파멜라 월터스 박사는 ‘톰스 가이드(Tom’s Guide)’에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은 새벽 무렵부터 분비되는데 어떤 사람은 이 호르몬의 분비 시점이 앞당겨져 일찍 잠에서 깨게 된다”고 설명했다.
◆낮에 멀쩡하면 괜찮은 걸까?
6시간 수면이 항상 문제일까. 수면·트라우마 전문 임상심리학자 리아 케일러 박사는 “낮 동안 졸리지 않고 집중력과 감정 조절이 잘 된다면 6시간 수면도 충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낮에 졸리고 피로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짜증이 잦다면 수면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월터스 박사는 “수면을 취했는데도 피로하다면 수면 시간이든 수면의 질이든 둘 중 하나가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수면의 질 높이려면?
수면의 양만큼 중요한 것이 수면의 질이다. 전문가들은 “수면 습관과 환경 개선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매일 같은 시각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은 생체 리듬을 안정시켜 깊은 수면을 돕는다. 밤 10~11시 사이 잠들기를 권장한다. 스마트폰·TV는 뇌를 각성시킨다. 최소 1~2시간 전부터 사용을 삼가야 한다.

카페인은 체내에 3~10시간 머물 수 있고 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섭취를 삼가야 한다. 빛이 없는 ‘암흑 상태’가 숙면에 유리하다. 암막커튼이나 귀마개를 활용하자.
수면에 가장 적절한 온도는 18~21도다. 몸은 서늘할 때 깊은 잠을 자고, 아침 기온이 오르면 잠에서 깨기 쉬워진다.
◆“잠은 최고의 예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수면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우리 몸과 뇌를 회복시키는 시간”이라며 “하루 6시간 이하의 수면은 심혈관 질환, 비만, 당뇨병, 치매 위험까지 높인다”고 말한다.
이어 “매일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은 물론 정신 건강, 삶의 질까지 지킬 수 있다”며 “잠은 최고의 보약이며, 최고의 예방약”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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