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경매시장까지 번지며 이달 들어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경매 시장으로 몰리면서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는 거래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18일 경·공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에서 매각가율 100%를 넘긴 아파트 경매 건수는 총 24건에 달했다. 아직 절반 정도 남은 시점을 고려하면 한 달 전체 건수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올해 1∼5월 동안 매각가율 100% 이상 거래는 월평균 약 25건 수준이었다. 이달 추세는 이 평균치를 이미 거의 따라잡은 셈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06㎡는 감정가 31억5000만원보다 10억원 넘는 42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매각가율은 무려 133.8%에 달한다. 이촌동 강촌아파트(122.8%),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120.9%)도 감정가 대비 수억 원 높게 낙찰됐다.
특히 이번 달에는 강남 외 지역에서도 매각가율 100%를 넘는 사례가 잇따랐다. 동작구 대방동 성원아파트(106.8%), 동대문구 휘경동 브라운스톤휘경(101.9%) 등도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손바뀜됐다. 영등포구 양평동 중흥S클래스 역시 감정가와 거의 같은 수준인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지옥션 이주현 전문위원은 “그동안 강남권 외 지역에서 감정가를 넘기는 사례는 드물었는데, 이번 달엔 성북구 길음동, 영등포구 대림동 등에서도 100%에 육박하는 낙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재지정으로 인해 ‘틈새 투자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몰린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토허구역이라도 경매로 낙찰받은 경우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투자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거주 목적의 수요도 함께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문위원은 “투자라면 수익을 감안해 낙찰가를 낮게 쓰기 마련”이라며 “비강남권 아파트에서 높은 매각가율이 나오는 건 그만큼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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