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적 안하면 학교·선배에 소송”
차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2학년 학생들이 학교 측에 수업을 방해한 선배들에 대해 제적을 요구했다. 지난해 2월 시작된 의·정 갈등 이후 후배들이 선배들의 제적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차의과대 의전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생들은 3학년생들이 수업에 출석하지 말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자신들을 협박했다며 의전원 측에 선배들의 제적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선배들을 제적 처리하지 않은 학교 측과 위협 선배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교육부에도 협박 피해 사실을 신고해 교육부가 학교 측에 엄정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학년생 김모(가명)씨는 “수업 거부로 제적 예정 통보를 받은 3학년 선배의 방해 협박으로 수업과 시험 참여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교가 학칙대로 선배들을 제적하지 않으면 학교와 선배를 상대로 소송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소송에는 2학년 학생 14명이 참여하며, 현재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률자문을 받은 상태다. 김씨는 “극단적 협박을 하는 선배들이 학교에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게 무섭다”며 “학교 측이 아직 선배들을 제적 처리하지 않고 있다. 명백하게 교육부 행정령과 학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의과대 관계자는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면 단호히 징계할 것”이라면서 “수업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협박한 학생을 아직 특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적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7일 의대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제적 예정 통보를 받은 3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강경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후배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수업 안 들어도 아무 문제 없다’, ‘학교에서 우리 학년만 제적은 가능해도 다 같이는 못 한다’며 수업에 참여하지 말라고 종용했다.
차의과대 의전원은 선배 또는 동료의 강압으로 출석하지 못한 학생들을 제적 대상자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의전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더 확인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