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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서 온 동료들과 생활… 낯선 땅 두려움 금세 사라져”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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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8 06:00:00 수정 : 2025-06-17 21: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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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농업근로자기숙사 가보니

전국 최초 계절근로자 전용 숙소
월 20만원 내고 최대 8개월 거주
무료 검진 등 다양한 복지 제공도

“모국에서 온 동료들과 같이 밥을 해 먹으며 함께 지내다 보니 낯선 땅에 대한 두려움도 금세 사라졌어요.”

 

전북 고창군 대산면에 자리한 4층짜리 건물 ‘고창군농업근로자기숙사’는 전국 최초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전용 숙소다. 지난해 5월 기존 숙박시설을 개조해 문을 열었다. 캄보디아에서 온 계절근로자 A(31)씨는 “고추 모종을 심고 마늘을 수확하는 일이 낯설지만, 기숙사 덕분에 빠르게 생활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고창군 농업근로자 기숙사 전경. 고창군 제공

기숙사는 연면적 950㎡ 규모로 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1층에는 세척장, 샤워실, 공동취사장 등이 있고, 2~4층에는 2인1실 구조의 숙소가 마련됐다. 월 20만원의 이용료와 5만원의 부식비를 부담하며 무단이탈 방지를 위해 보증금 30만원도 낸다.

 

올해 고창에는 250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입국했다. 이전까지는 숙소 부족과 열악한 생활 여건, 짧은 체류 기간이 문제였지만, 고창군은 이 전용 기숙사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 근로자들은 선운산농협이 운영하는 공공형 계절근로 프로그램에 따라 기숙사에서 최대 8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 고창군은 근로자들의 출퇴근과 고충 상담을 지원하고, 농가에는 ‘원콜 예약제’로 시기적절한 인력 배치를 돕는다. 이 모델은 전국 30여 지자체의 본보기 대상이 되고 있다.

 

고창군 농업근로자 기숙사 내부 공동 취사장. 고창군 제공

기숙사에는 전담 전문관도 상주한다. 통역과 인권 보호, 농가 방문은 물론 무료 건강검진, 의류 나눔, 관광지 관람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단순한 인력 제공을 넘어 지역 구성원으로의 정착을 돕는 구조다. 고창군 김효중 농촌인력팀장은 “기숙사 생활은 빠른 적응과 농가와의 원활한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며, 농번기 인력난 해소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음식점, 식료품점, 외환 거래 서비스 등이 생겨나며 새로운 소비층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숙사는 전국적으로 여전히 부족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부터 기숙사 건립 지원사업을 시작했으나, 올해 계획까지 포함하더라도 30여개에 불과하다. 내년부터는 농협이 직접 기숙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농업 등 지역경제의 든든한 구성원”이라며 “전용 기숙사를 통해 더 나은 근로환경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창=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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