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면역력 떨어졌다는 경고 신호”
한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직장인들 사이에 ‘대상포진’ 경고등이 켜졌다. 고온다습한 환경은 체력을 소모시키고 면역력을 약화시켜 대상포진 발생 위험을 높인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대상포진 환자 수는 약 75만명으로 집계됐다. 평생 유병률은 약 30%에 이른다.
연령이 높을수록 발병률은 물론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실제로 65세 이상 고령층은 젊은 층보다 발생률이 8∼10배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환자의 60∼70%가 50세 이상이다.
대상포진은 ‘통증의 왕’이라 불릴 만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가벼운 피부 발진에서 시작되지만 심하면 간염,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몸통 부위, 즉 등과 옆구리, 가슴, 복부에 발생하며, 얼굴에서는 이마나 뺨에 잘 생긴다. 얼굴에 발병한 경우 머리카락이 닿는 것조차 고통스럽고, 흉부에 생긴 환자는 옷이 닿는 것만으로도 괴로움을 호소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대상포진이 늘고 있다. 과도한 업무와 학업,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상포진은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 등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고 신경통을 예방할 수 있다.
대상포진이 의심될 경우에는 물집이 터지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다. 증상 완화를 위해 찬바람을 피하는 게 좋다.
목욕 시 물집 부위를 부드럽게 닦고 통증이 심할 경우 열 습포를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사, 수분 섭취, 숙면, 햇볕 쬐기, 가벼운 운동 등으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당국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대상포진을 겪은 사람도 재발 방지를 위해 접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면역력 저하의 신호”라며 “여름철에는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에어컨 사용 등으로 인해 체온이 불균형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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