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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너머로 세계가 온다”… 中 간쑤성 간난, 생태관광지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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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6 08:46:46 수정 : 2025-06-16 08: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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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마리 철새가 날아드는 호수,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고산지대. 중국 간쑤성 간난짱족(티베트)자치주가 새로운 이름을 얻고 있다. 최근 ‘2025 간난 문화 관광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에 참석한 한국, 호주, 미국 등 29개국 기자단은 간난의 주요 지역을 둘러보며 이 고원의 땅이 품은 생태·관광 실험을 목격했다.

 

간난 당국이 공개한 사계절 관광 루트는 총 10개 지역, 40여개 관광지를 아우른다. 봄의 유채꽃, 여름의 경마축제, 가을의 보리음악제, 겨울의 눈꽃 체험까지 지역은 철 따라 옷을 갈아입는다. 도로망도 개선 중이다. 샤허(夏河)공항 확장공사와 함께 자가나(紮尕那)와 랑무스(郎木寺) 등을 잇는 ‘장디(江迭) 관광도로’가 계획돼 있다.

 

고산지대라는 지리적 한계를 고려하면 이 같은 교통 인프라 확충은 단순한 편의 개선을 넘어 관광산업 성장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현재 란저우에서 샤허까지는 차량으로 3시간 이상이 걸리며, 허쭤나 루취 같은 핵심 지역을 순환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당국은 고속철과 공항 확장이 완공되는 2026년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난짱족자치주 루취현 내에 위치한 가슈윈구의 풍경.

생태 보전은 간난 관광의 핵심 키워드다. 대표적인 곳이 루취(碌曲)현 가하이(尕海)호다. 한때 3차례나 말라붙었던 이 고원 담수호는 20여 년에 걸친 복원사업 끝에 2700헥타르(27㎢)까지 회복됐다. 물 위를 날아오르는 검은목두루미, 둥지섬에서 알을 품는 철새들, 99%에 달하는 인공 둥지의 번식 성공률은 ‘되살아난 습지’의 상징이 됐다. 가하이호는 황허 수계와 양쯔강 수계를 동시에 품은 국내 유일의 보호구역으로, 최근에는 조류 관찰 데크와 생태 체험 코스를 통해 생태 관광지로 재정비되고 있다.

 

간난은 생태뿐 아니라 체험형 관광으로도 방향을 틀었다. 허쭤의 메이런초원, 샤허의 상커초원, 루취의 가슈윈구에서 장족 전통 의상, 야크 밀크티 시음, 초원 전기차 투어 등을 제공한다. 특히 가슈윈구는 ‘눈과 꽃이 공존하는 곳’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곳이기도 하다. 초여름 고산지대, 야생화 사이로 설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관광객을 위한 친환경 이동 수단이 정비돼 있다. 한 시간 가까운 전동차 투어를 통해 초원을 돌아보면 풀을 뜯는 야크와 눈 덮인 봉우리, 그리고 그 사이로 핀 들꽃이 만든 풍경이 전혀 다른 차원의 목가를 연출한다.

 

현지 정부는 간난이 단순한 풍경 감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태와 문화의 보고임을 강조한다. 허모우바오(何謀保) 간난짱족자치주 당위원회 서기는 “우리는 관광을 통해 생태를 지키고, 생태를 통해 지역을 살린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간난 방문객은 전년 대비 14%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증가폭이 19.6%로 상승했다.

간난짱족자치주 루취현 가하이호 풍경.

‘풍경을 팔아 미래를 산다’는 말처럼 애초 농업과 목축업이 주력이었던 이곳에서는 관광이 제3산업의 60%를 차지하며, 민박과 농가 체험이 주민 소득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하이 인근 농가는 조류 해설가와 기념품 판매자, 식음료 소매업자로 직·간접 고용이 이뤄지고 있다.

 

간난 관계자는 “고원 생태의 가치, 고산 관광의 가능성, 그리고 이를 매개로 한 지역경제의 새로운 좌표가 실험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난짱족자치주=글·사진 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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