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 천지를 감상하기 위해 3박 4일 일정에 올랐다.
인천에서 출발해 연길에 도착했다. 연길공항에는 한자와 한글로 연길이라고 적힌 커다란 간판이 눈에 띈다. 연길시(延吉市)는 연변(延边) 조선족 자치주의 주도다. 조선 말기부터 우리 민족이 이주하여 개척한 지역으로 한국에서는 '동간도'라고 불렸다.
이도백하로 가기 전 '용정시(龍井市)'에 들렀다. 용정시는 연변 내 모든 행정구역 중 조선족 비율이 가장 높다. 순수 조선족이 개척한 도시로 용정시에 있는 '용두레 우물'은 용정시 이름의 기원이다.

백두산은 해발 2744m다. 총 16개의 봉우리가 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북한의 장군봉이다. 천지는 압록강, 두만강, 송화강의 발원지다.
중국에서 백두산을 오르는 북파(北坡), 서파(西坡), 남파(南坡) 3가지 코스가 있다. 파(坡)는 우리말로 봉우리라는 뜻이다. 그중에서 서파와 북파 지역을 가보기로 했다. 서파 코스는 천지와 금강대협곡을, 북파 코스는 천지와 장백폭포를 만날 수 있다.

둘째 날 북파(北坡) 지역을 올랐다. 날씨가 흐리고 좋지 않았다. 천지로 가기 위해 이른 아침에 출발해 차를 3∼4번 갈아타고 천지에 도착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비바람이 몰아치고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야도 좋지 않았다. 북파 지역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은 장백산(長白山)이라고 적힌 빨간색 패딩을 갖춰 입고 있었다. 미처 방한 용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추위에 추위에 벌벌 떨어야 했다. 아랫지역보다 기온이 10∼15도는 낮은 듯 했다. 백두산 천지는 백명 중에 두 명만이 볼 수 있다고 해서 백두산이라는 가이드의 말이 떠올랐다.


셋째 날, 서파(西坡, 백운봉)로 오르기 위해 버스를 2번 갈아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내렸다. 북파와 달리 서파는 1422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천지를 만날 수 있다. 몸이 불편한 관광객들을 가마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 올라가자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는 천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전날의 아쉬움은 싹 사라졌다. 천지는 6월인데도 얼어붙어 있고 주변에도 제법 많은 눈이 쌓여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天池'라고 적힌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북한 동파 지역에 북한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관찰됐다. 중국과 북한의 접경임을 확인할 수 있는 표지석도 세워져 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백두산 천지를 본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길, 창 밖으로 또 한번 백두산 천지를 볼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보는 것과는 다른 또 다른 전율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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