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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운에 국제유가 요동… 정부·업계 ‘오일쇼크’ 오나 우려

입력 : 2025-06-16 06:00:00 수정 : 2025-06-16 09: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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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수급대책 마련 고심

이스라엘·이란, 전면전 우려 고조
국제유가 선물 하루 14% 뛰기도
韓, 중동원유 수입 많아 충격 ‘촉각’

정유사, 정제마진 하락에 ‘초비상’
침체 석유화학업계 ‘엎친데 덮쳐’
정부, 유관기관과 유가 영향 점검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 핵시설 등을 공습한 뒤 이란도 이스라엘에 보복공격을 시작하며 중동 지역에 전운이 드리웠다. 에너지원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중동 불안정과 국제유가 상승에 에너지 가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가격·수급 상황에 정부와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오피넷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습 소식이 알려진 뒤 국제유가는 일제히 급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모두 일제히 올라 배럴당 60달러대 후반이던 유가는 하루 사이에 70달러대 초중반으로 폭등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외신 등에 따르면 한때 WTI 7월물 선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77달러를 넘으며 전장 대비 14% 이상 뛰기도 했다.

 

“기름값 오르기 전에 넣자” 주유소 긴 줄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격화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15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셀프주유소에서 주유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원유가격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 시차를 감안하면 조만간 국내 기름값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중동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지역이자 세계 원유 생산량의 31%가량을 차지한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에서도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나라로, 이란 원유 수출 정책에 따라 원유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특히 중동 정세가 우리나라에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원유를 중동에서 주로 수입해 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원유의 70% 이상, 액화천연가스(LNG)의 3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세계 에너지 시장이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곳은 하루에 약 2000만배럴의 원유가 지나가는 석유 수송로로 세계 석유 수송량의 5분의 1을 책임진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조치를 취하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급 불안정과 물가 급등 등 직간접적인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정유사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에도 원유 가격이 중요하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값에서 원유 가격 및 수송·운영비 등을 뺀 값으로, 석유제품 소비가 늘고 세계 경제가 활성화하면 정제마진도 함께 오르기도 하나 늘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전쟁 같은 대외변수로 유가가 단기에 급격히 오를 경우 소비는 둔화하고 정제마진이 줄어드는 반비례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정학적 위험은 지속성이 낮은 만큼 단기간에 유가가 급등하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제품을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산업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받는다. 원유에서 정제된 나프타를 원료로 사는 석유화학 산업은 국제유가 상승이 또 다른 제조원가 상승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 중동 등 다른 나라와 경쟁이 심하고 업황이 침체한 상황이라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국제유가 상승세가 길어질수록 석유화학업계 부담도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직격타는 두 업종이 받더라도 전반적인 제조업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유가 10% 상승 시 기업 비용은 제조업 평균 0.67%, 전 산업 평균 0.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유관기관과 긴급회의를 열고 수급 현황과 유가 영향을 점검했다. 국내 원유·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나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상당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이형일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을 중심으로 중동 사태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에너지 가격 변동성을 주시하기로 했다.

 

윤창현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와 가스의 중동 의존도가 높아 중동 상황은 우리 에너지 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이번 공습이 국내 석유·가스 수급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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