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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하이브리드 선박 ‘울산태화호’ 개점 휴업

입력 : 2025-06-16 06:00:00 수정 : 2025-06-15 21: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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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당초 해양관광·교육용 건조
대관·운영비 비싸 2025년 12회 운항
전용 계류장 공사도 민원 잇따라

지난 12일 오전 9시 30분 울산 남구 울산신항. 곡선형 외관과 유리 덮개를 두른 갑판, 흰색과 푸른색이 인상적인 울산태화호(사진)가 오랜만에 출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2022년 등장한 이 배는 정작 바다보단 항만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다. 한 항만 관계자는 “다른 선박이 들어올 때만 자리를 비킬 뿐 거의 늘 그 자리에 있다”고 전했다.

울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448억원을 들여 공동 개발한 울산 태화호는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스마트 선박이다. 실증시험·해양교육·관광 등에 활용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적은 기대를 밑돈다. 본지가 울산정보산업진흥원에 공개된 운항일지를 살펴본 결과, 태화호는 2024년 12월 23일 이후 사실상 정박 상태다. 올해 들어 운항은 단 12회에 그쳤고, 3월엔 한 번도 출항하지 않았다. 정박 상태에서 열리는 독일 아헨공대 견학 같은 대관 행사도 5회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모두 62회 운항했다. 한 달에 5회 정도 운항한 셈이다.

울산태화호가 정박하는 시간이 큰 이유는 높은 운영비 때문이다. 정박 대관만 해도 2시간에 200만원, 운항 시에는 6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입출항비와 연료비까지 더하면 지역 기관이나 기업에겐 큰 부담이다. 정박해 둔 배를 행사장으로 쓰기엔 3시간에 30만∼50만원으로 훨씬 저렴한 고래바다여행선이란 대체재가 있다.

울산시는 대응책으로 남구 장생포 고래박물관 인근에 전용 계류장을 짓고 있다. 총 125억원을 투입해 길이 110m, 폭 19m 규모로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지만, 공사 중 소음·진동 민원과 조망권 훼손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큰 배가 시야를 가리는 데다 고래 관광과의 연관성도 찾기 어렵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울산시는 지난 4월 주민설명회를 열고 소음 저감 대책을 발표했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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