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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은마아파트 배수관 작업 인부 매몰돼 1명 사망...“토사 쏟아짐 방지 시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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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3 15:28:48 수정 : 2025-06-13 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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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배관 공사 작업장에서 인부 2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60대 남성 1명은 중상을 입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3일 오후 1시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공사장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토사에 묻힌 A(69)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고, 무릎까지 매몰된 B(58)씨는 경상을 입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배수관 공사 현장에서 13일 토사 매몰 사고가 발생해 땅이 갈라져 있다. 소진영 기자

사고는 약 1.5m 깊이 지하에 묻힌 배관을 교체하는 중에 지상에 쌓여있던 토사가 쏟아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고 당시 허리를 숙인 채 작업하다가 등 뒤로 쏟아진 흙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아파트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사는 11일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노후한 아파트 배수관이 막혀 지하실로 물이 역류했고, 이를 확인한 관리실 직원들이 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정모씨는 “물이 역류한 지하실부터 약 50m 정도 전진하면서 굴착했다”며 “(사고 당시에도) 앞으로 가면서 막힌 지점을 찾아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자체가 노후해 배수관 막힘이 흔하다”며 “유지 보수를 위한 단순한 작업인데 막힌 지점을 찾기 어려워 이례적으로 일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에는 아파트 소속 관리 직원 등 10여명이 함께 작업하고 있었다. A씨는 토사에 묻힌 직후 다른 직원들에 의해 바로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청은 현장에 흙 더미가 대여섯 군데 쌓여있었는데, 쏟아짐 방지를 위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구 관계자는 “깊이가 이 정도면 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가로로 더 넓게 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사는 아파트 관리실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구청의 인허가는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를 당한 작업자들은 모두 아파트 소속 관리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채용 시 기사나 기술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분들이 10년 이상 아파트 관리 일을 해 왔기 때문에 숙련도가 부족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경찰은 공사 관리자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와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는 고용노동부에서 별도 확인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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