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파디야 미국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의 이민자 단속 항의 시위 관련 기자회견 도중 질문을 시도하다가 보안 요원에 의해 제압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LA) 방송 NBCLA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놈 장관이 발언하는 도중 파디야 의원이 “나는 알렉스 파디야 상원의원이다. 장관에게 질문이 있다”며 놈 장관 쪽으로 접근했다. 놈 장관은 LA에서 연일 이어지는 이민자 단속 항의 시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파디야 의원은 발언권을 얻지 못한 상태였다. 3명 이상의 현장 보안 요원들은 계속된 저지에도 놈 장관 쪽으로 접근하려는 파디야 의원을 밀쳐내 기자회견장 바깥으로 퇴장시켰다. 이후 요원들은 그를 땅바닥에 넘어뜨린 뒤 등 뒤로 수갑을 채웠다.
양측은 즉각 여론전에 나섰다. DHS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비밀경호국은 그를 공격자로 생각했고 경찰은 적절하게 조치를 취했다”며, 파디야 의원이 “무례한 정치적 연극에 가담했다”고 비난했다. 댄 봉기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X에서 요원들의 행동을 옹호했다. 상원의원들이 국회의사당에서 통상 착용하는 옷깃 핀을 언급하며 “파디야 의원은 보안 핀을 착용하지 않았으며 법 집행 기관에 물리적으로 저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FBI 요원들은 비밀 경호국을 지원하는 동안 매우 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파디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동료들이 DHS에 점점 더 극단적으로 진행되는 이민법 집행 조치에 대한 추가 정보를 반복적으로 요청했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안보부가 상원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면, LA 지역 사회와 캘리포니아 전역, 그리고 전국의 농부, 요리사, 일용 노동자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상상만 해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상반된 반응을 내놓았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영상에서 “전체주의 냄새가 난다”고 강력히 비판한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파디야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존 바라소 상원의원(공화·와이오밍)은 “구경거리가 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지역구민을 위해 워싱턴으로 출근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과잉 제압에 유감을 표했다.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공화·알래스카)은 “파디야 의원은 키도 크고 체격도 큰 인물인데, 그런 그가 제압당하는 모습은 충격적이다. 명백히 잘못된 대응이다”고 말했다.
앞서 파디야 의원은 멕시코 이민자 2세로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및 단속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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