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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냉장고·세탁기 ‘관세 폭탄’에 삼성·LG ‘사면초가’…“가격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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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3 14:41:49 수정 : 2025-06-13 14: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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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가전 원가 30∼40% 차지
현지 철강 쓰기엔 가격 부담 커
정부·가전업계 ‘긴급 대응’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탁기, 냉장고, 건조기 등 철강이 사용되는 주요 대형 가전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50% 관세 부과 대상인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등을 포함시켰다. 지난 3월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는데, 철강으로 만드는 파생제품에도 철강 함량 가치를 기준으로 25% 관세를 추가한 것이다. 해당 품목에 대한 관세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서울 한 대형마트 가전매장. 연합뉴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철강이 대형 가전 원가의 30∼40% 비중을 차지해서다. 양사 모두 미국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지만 생산 품목이 세탁기 등 일부 제품에 국한돼 있고, 공장에 투입되는 철강은 한국과 멕시코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관세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에서 철강을 조달하는 방법이 있지만 미국산 철강은 현재 수입 가격보다 훨씬 비싸서 관세 회피 목적인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격 인상은 경쟁력 약화로 인한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각각 20% 내외의 점유율로 나란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이번 관세 영향으로 최대 경쟁자인 미국 현지 기업 월풀과 제너럴일렉트릭(GE)이 치고 올라올 공간이 생겼다. 이들 기업은 미국 내 생산시설과 구축망을 갖춰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각도로 관세 대응책을 살피고 있다. 가격 인상 여파가 상대적으로 작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미국 내 생산 시설 증축으로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또 양사 모두 전 세계에 생산 네트워크를 갖춘 만큼 지역별 관세에 맞춘 유연한 생산 조정으로 원가 절감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 공장 건설은 당장 실행에 옮기기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서울대 특별강연에서 “미국 생산 기지 건립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생산지 변경이나 가격 인상 등 순차적인시나리오에 따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전 업계와 긴급 대응 회의를 열고 국내외 영향 점검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서 회의를 개최해 가전의 경우 세탁기 냉장고 등으로 품목이 다양하고 품목별 관세 영향도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국내외 영향을 면밀히 점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가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기 위해 ‘가전업계 공동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가전 기업과 중소·중견협력사들의 영향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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