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평년값은 6월25일 시작
해수온도 높으면 ‘강한강수’ 빈도 ↑
제주에 이른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내륙에서는 언제 장마가 시작할지 관심이 쏠린다. 장마는 평균적으로 6월 하순에 시작해 약 한 달간 지속하지만 변수가 많아 정확한 시점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올해도 짧은 시간 많은 비가 내리는 강한 비가 자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1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정체전선 영향으로 제주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현재 산지와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다. 기상청은 이 비가 16일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제주지방의 장마 평년값(1991∼2020년 평균)은 시작일 6월19일, 종료일 7월20일, 기간 32.7일, 평균강수량은 348.7㎜다.
제주에 6월12일부터 장마가 시작된 것은 역대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이 될 전망이다. 1961년 이후 2011년과 2020년에 6월10일에 장마가 시작된 기록이 있다. 장마 시작일은 추후 분석을 거쳐 재조정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제주 이외 내륙 지역에서도 이른 장마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날 제주에서 장맛비가 시작된 건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빨리 확장하면서 제주 남쪽 해상에 있던 정체전선을 한반도로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13일부터는 비가 남부지방을 거쳐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지만 장마로 보기는 어렵다.
13일이 되면 정체전선은 동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현재 필리핀 동쪽 해상에 자리한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대거 유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13일부터 남부와 충청, 14일엔 서울 등 전국에 비가 내린다.
내륙의 장마 평년값을 보면 중부지방은 지난 30년간 6월25일 장마가 시작돼 7월26일까지 평균 31.5일 지속됐다. 평균 강수일수는 17.7일, 강수량은 378.3㎜다. 남부지방은 이틀 빠른 6월23일부터 7월24일까지 약 한 달간 장마가 이어졌고 강수일은 17.0일, 강수량은 341.1㎜였다.

전문가들 장마 시점의 변화보다 장마 기간 집중호우 빈도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장마는 엘니뇨, 극지방에서 내려오는 기류, 상층 대기 흐름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장마의 패턴이 형성된다”면서 특히 최근 수년간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지속해서 평년보다 높았던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수증기가 바람에 의해 수송돼서 들어오는 양이 중요한데,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그 아래 대기가 가열되고, 상승 기류가 강해져 구름이 고도로 성장하면서 강한 강수로 이어진다”며 “이로 인해 같은 양의 수분이 있더라도 강수 강도는 더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따뜻한 해수면 온도가 유지가 된다면 시간당 강수량이 많은 강한 강수의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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