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워싱턴서 유례없는 규모 개최
군인 6600명에 전차·폭격기 등 동원
일부 퇴역군인 “권위주의 상징” 반발
LA 이어 美 전역 ‘노킹스’ 시위 예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개최된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2026년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웹사이트 아메리카250가 11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워싱턴에서 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치러질 퍼레이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0년간 미 육군이 이룩한 탁월한 봉사, 주요 성취 그리고 지속적인 유산을 기념하는 발언”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노스캐롤라이나 육군 기지인 포트브래그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토요일은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우리가 좀 ‘과시(show off)’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 육군 배포 자료에 따르면 M1A2 에이브럼스 전차뿐만 아니라 블랙호크·아파치·치누크 헬기, 브래들리 전투 차량, M109 팔라딘 자주포 등 최신 군 장비와 2차 세계대전 때 운용한 B-25 폭격기 등 100여대의 군용 차량과 전투기가 이번 열병식에 참여한다. 군인 6600명과 함께 말 34마리, 노새 2마리 등도 참여한다. 종일 축하 행사가 개최되며 저녁에 열리는 열병식에선 수천명의 군인이 미 독립전쟁이 시작된 1775년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미군 참전 전쟁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착용한 모습으로 행진한다. 이후 미 육군 특수 낙하산 부대인 ‘골든 나이츠’의 낙하 시범, 콘서트,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퇴역 군인들 사이에서도 이번 행사에 대해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성향의 퇴역 군인들은 행사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비판하는 쪽에서는 퍼레이드를 “북한식 군사 과시, 권위주의의 상징, 트럼프 생일 파티”로 보고 있다. 이라크 참전 용사 크리스토퍼 퍼디는 AP에 “외관만 번지르르한 행사”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을 맞아 미국 군사력을 불필요하게 과시하는 장치라고 비판했다. 폴리티코는 자체 조사를 통해 설문에 응답한 공화당 의원 50명 중 7명만이 이번 주말 축하 행사를 위해 워싱턴에 남을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에서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미 전역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리는 등 반트럼프 정서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작된 시위를 이어받아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뜻의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예정돼있다. ‘노 킹스’라는 이름의 웹사이트에는 “왕좌, 왕관, 왕은 없다. 6월14일에 우리는 일어나 싸운다”는 문구가 게시됐다. 다만 주최 측은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워싱턴에서는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를 벌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퍼레이드를 방해하는 어떤 시위자라도 나온다면 매우 강력한 무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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