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하이브리드차 중간 단계의 모델
모터로 구동… 엔진은 배터리 충전 역할
中 양산 본격화… 포드·폴크스바겐도 진출
글로벌 시장 연평균 20% 성장… 수요 늘듯
현대차도 개발 박차… 2027년 판매 계획
완전 충전 때 900㎞ 주행 모델 선뵐 예정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면서 순수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보완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올해와 내년 사이에 EREV 양산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향후 EREV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며 완성차 업체들이 EREV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EREV는 기본적으로 순수전기차(EV)에 가깝지만 하이브리드차(HEV)의 성격도 갖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처럼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 배터리를 갖추고 있지만 엔진이 주요 동력인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모터로 구동하고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에만 쓰인다는 점이 다르다.
EREV는 순수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어 국토가 넓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양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EREV 판매량은 131만대로 2023년(65만대)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EREV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중국의 리오토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Li9 등 모델을 내세워 지난해 49만3000대를 판매했다. 화웨이와 세레스가 협력해 만든 브랜드 아티오(AITO)가 지난 4월 출시한 EREV SUV M8의 누적 주문량은 8만건을 넘겼다.
향후 EREV는 미국 등에서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인텔렉트는 글로벌 EREV 시장이 연평균 약 20% 성장해 2031년 5180억 달러(747조8884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스텔란티스그룹의 램은 올 하반기 약 1100㎞를 주행할 수 있는 EREV 픽업트럭 ‘램차저 1500’을 판매할 계획이다. 포드는 상용 밴 트랜짓 EREV 모델을 2027년 공개할 예정이며 EREV를 적용한 대형 SUV도 내놓을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4월 700㎞ 이상으로 주행거리를 연장할 수 있는 첫 EREV 콘셉트 모델 ID.에라(Era)를 공개한 데 이어 북미로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EREV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뒤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북미와 중국에서 EREV시스템을 적용해 양산을 시작하고 2027년부터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전기차 대비 배터리 무게를 30% 이상 줄이면서 완전 충전했을 때 9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은 최근 제네시스 홍보채널인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제네시스는) 곧 새로운 전기차와 신형 모델, 부분 변경 모델을 더 다양한 형태로 출시할 계획이며, 하이브리드나 EREV가 포함될 것”이라며 “EREV의 가장 큰 매력은 전기차의 기존 장점인 즉각적인 고토크와 정숙한 실내 환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긴 주행 거리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현대적인 하이브리드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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