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숙박·음식점업 대출잔액 첫 90조 돌파

전분기 대비 1.4조↑… 2년 반 만에 최대
내수 침체 장기화… 취업자도 큰 폭 감소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어섰다.

12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업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업의 금융권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 90조원을 넘어서며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 속 숙박·음식점업 소상공인의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뉴시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직전 분기 대비 1조4079억원 증가한 90조4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3분기 2조3417억원이 늘어난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한은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코로나19 때 직격탄을 맞으면서 2020년 연간 증가 폭이 11조3938억원으로 고점에 달했고, 이후 △2021년 7조3016억원 △2022년 6조2081억원 △2023년 2조9113억원 등 하락세를 그렸다. 그러나 내수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다시 3조6192억원으로 반등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장기화의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올해 1분기 109.5로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했으며, 8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6만7000명 감소하며 2021년 11월(-8만6000명)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에 대해 “단순 채무조정을 넘어 실질적인 채무 탕감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내수 회복을 위해 최소 21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추진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부실 자산을 인수·정리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