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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年28억개 쏟아진다…로봇만 움직이는 밀양2공장 가보니

입력 : 2025-06-11 15:30:00 수정 : 2025-06-11 15: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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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 준공…생산제조 중심
‘수출 전초기지’ 완성…스마트팩토리 시스템 적용
김정수 부회장 “불닭 브랜드, 전세계 문화의 아이콘 만들 것”

“2012년 ‘불닭볶음면’이 처음 개발됐을 당시 이렇게 글로벌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성장 배경에는 밀양 제1공장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제 2공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한 단계 더 발전할 시점이 왔습니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내 삼양식품 밀양공장 외포장실 모습. 삼양식품 제공

 

‘불닭볶음면’으로 전세계를 공략한 삼양식품이 제2의 도약을 꿈꾼다. 경남 밀양에 제1공장에 이어 제2공장을 준공하고, 수출 전용 전초기지를 확충했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준공식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내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2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1공장과 함께 전체 수출 물량의 50%를 소화하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가슴 벅찬 순간”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 연 8.3억개 라면 생산…‘전세계 품귀’ 해결한다

 

수출 효자 상품인 불닭볶음면은 전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진 바 있다. 삼양식품은 현재 모든 수출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2022년 1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도 글로벌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7%까지 확대됐다. 2공장은 이 같은 초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을 비롯한 미주시장과 유럽 등의 급증하는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해 전 세계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식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면을 증숙하는 모습. 삼양식품 제공

 

이날 둘러본 2공장에서는 봉지면 3라인, 용기면 3라인 총 6개의 생산라인을 늘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부에는 수출용 컨테이너 트럭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다. 지난해 3월 첫 삽을 뜬 후 약 15개월 만에 완공된 2공장은 건축면적 약 1만5868㎡,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약 3만3058㎡ 규모로, 생산제조 시설 중심으로 구성됐다.

 

2공장 본격 가동 시 연간 8억3000만개에 달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불닭면류 생산량은 기존 20억8000만개(원주, 익산, 밀양 1공장)에서 약 28억개로 늘어난다. 오승용 삼양식품 밀양공장장은 “식품업계 최초 7억불 수출탑 달성이라는 쾌거에 힘입어 글로벌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며 “주요 수출국과 인접하고 있는 밀양에서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밀양공장 내포장실 모습. 삼양식품 제공

 

◆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고도화 적용…‘친환경’ 공정

 

2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 고도화 적용이다. 1공장보다 진화한 수준의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 품질 관리와 생산 효율에 방점을 뒀다. 라면이 올라간 컨베이어 벨트가 분주히 돌아가고 있을 뿐, 필수 인력 외 직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제면부터 유탕, 냉각, 포장, 창고 적재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 로봇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자동화 물류창고에는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을 도입해 밀양 1~2공장 간 물류 연계 프로세스도 최적화했다.

 

‘친환경’도 놓지 않았다. 탄소저감 사업의 일환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확대했다. 2공장의 태양광 발전시설 용량은 750KW로, 밀양 제1공장의 443KW를 포함하면 총 1.2M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했다. 연간 1530MW의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가능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삼양식품 밀양공장 팔레타이징 로봇. 삼양식품 제공

 

이외에도 RSPO(지속가능한 팜유협의체), 할랄 등 글로벌 품질인증을 기반으로 구축된 제조공정은 QMS(품질 관리 시스템)와 연동해 전 공정의 품질 지표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어 작은 위해요소도 사전 대비가 가능하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협력업체 등과의 연계 강화로 지역 내 산업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 “매운맛 바이블 돼야…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

 

삼양식품은 2공장 준공을 계기로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에도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11일 준공식 기념사를 통해 “불닭이라는 별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 뜨겁게 타오르고, 더 밝게 빛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 오래 타오르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양식품 밀양 제1·2공장 외관. 삼양식품 제공

 

김 부회장은 “우리는 앞으로 매운맛의 바이블이 돼야 한다”며 “현재 부드러운 매운맛의 까르보불닭이 가장 사랑받는 것처럼 매운맛에 대해 더욱 탐구하고 세분화해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닭 브랜드를 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며 “지금까지는 더 많이, 더 빨리, 더 맵게 먹는 콘텐츠가 지난 10년을 이끌어왔다면, 앞으로는 더욱 유쾌하고 즐거운 콘텐츠를 만들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되려 한다. 불닭의 캐릭터 호치와 페포는 단순한 마스코트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글로벌 IP(지식재산권)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밀양=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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