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산단서 전구체 공장 준공식
기본소재 니켈 자체적 수급 성공
中에 90% 의존 전구체 생산 시작
리튬과 다시 조합 양극재 만들어
고객 원하는 전구체 결정 가능해
경쟁력 높아 수익성 확보 기대감
美 IRA에 적격 보조금 영향 없어
들어가자마자 훅 끼치는 열기. 10일 전남 광양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실내 온도계에는 36.5도가 찍혀 있었다. 소성로 등 공장 내 설비에서 열이 뿜어져나오는 탓이다.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들어내기 위해 원료인 전구체와 리튬을 고온으로 구워내는 설비가 소성로이다. 고온으로 전구체와 리튬의 화학적 성질을 바꿔내는 소성 공정은 양극재 생산에 가장 중요한 단계다. 포스코퓨처엠은 그동안 이 공정에 투입되는 전구체를 중국에서 수입해 쓰다가 지난달부터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
포스코그룹은 전구체 생산까지 시작하며 배터리 소재 공급망 자립을 이뤄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광양 율촌산업단지에서 전구체공장 준공식을 개최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강조했다.

삼원계 배터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세 가지 원료를 조합해 전구체를 생산한 뒤 리튬과 다시 결합한 양극재를 만들고, 이를 배터리로 제조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니켈과 리튬이 투입되는 비중이 높아 두 물질을 자체적으로 수급하는 것이 공급망 독립의 핵심이었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수급처를 호주, 아르헨티나로 확대하고 폐배터리에서 수거하는 시스템도 강화했다. 니켈 역시 중국 외 국가에서 광산을 발굴하고 재활용한 황산니켈 사용 비중도 확대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확보한 원료를 가공해 지난 3월 기준 중국에 90% 이상 의존하던 전구체를 지난달부터 직접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22년 11월 광양만 제철소 부지 안에 양극재 공장을 세운 데 이어 이날 전구체 공장까지 준공했다.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이자 공급망 ‘탈중국’의 서막을 알렸다. 전구체 공장은 연산 4만5000t을 생산할 예정이며 양극재 공장은 연간 9만t을 만든다. 양극재는 얼티엄셀즈 등 고객사로 운송되는데, 현재 생산량이면 북미 물량은 전량 충족할 수 있다. 이미 지난달부터 전구체 공장 가동을 시작한 뒤 고객사로 자체 생산한 양극재를 납품하고 있다.
전구체 생산 과정에서 핵심 공정은 ‘반응기’이다. 고체 상태인 니켈·코발트·망간을 소금물 녹이듯 순수에 녹인 뒤 이 용해액을 탱크처럼 생긴 반응기에서 이온화하는 공정이다. 이 단계에서 고객사 요구에 맞춰 화학약품을 넣으며 합성한 입자를 만들어내는데 이 품질이 배터리 성능을 좌우한다. 이후 파이프라인을 타고 이동하며 이물질을 제거하는 분급·탈철(철 제거) 단계를 거쳐 포장 후 이송된다.

이물질 차단은 모든 공정 단계의 기본이다. 전구체공장은 이물질 발생률을 10억분의 15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외부 방문객은 물론, 모든 직원이 공장 출입 시 안전모, 보호안경, 방진마스크에 더해 신발을 감싸는 덧신을 착용해야 하고 에어샤워로 먼지를 털어내야 한다. 창문도 내지 않은 공장은 원료와 조업자재를 입고할 때도 대물용 에어샤워를 거친다. 노수진 광양 전구체 공장장은 “포스코퓨처엠만의 레시피로 고객이 원하는 형상대로 전구체 결정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소영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기획그룹장은 “7월까지 전구체 공장 지표를 올려 수익성을 빨리 확보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중 패권경쟁 속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수 과제다. 배터리 소재 공급망 독립을 달성하면 미국 보조금 정책에도 어려움이 없다. 한동수 광양양극소재실장은 “저희 전구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100% 적격으로, 가격은 약간 비싸지만 원료부터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생산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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