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배달앱을 통한 다회용기 이용 시스템을 본격 도입한다. 급증하는 배달 문화 속에서 일회용기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취지다.
제주도는 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배달앱 등과 ‘용기 있는 주문, 배달 다회용기 이용 활성화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8월부터 제주시 노형동과 연동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소비자들은 배달의민족과 먹깨비 앱에서 ‘다회용기 주문’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배달받은 후에는 전용 가방에 부착된 정보무늬(QR 코드)를 스캔해 간편하게 반납 신청을 할 수 있다.
반납된 용기와 가방은 환경부 기준을 통과한 전문 세척업체에서 위생적으로 세척된 뒤 재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제주도는 참여 매장에 다회용기를 무상 제공하고 다회용기 주문 건에 대한 인센티브도 지급할 예정이다. 소비자 참여 유도를 위해 할인 쿠폰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시범사업 성과를 분석한 뒤 단계적으로 제주 전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는 ㈜우아한형제들, ㈜먹깨비 등 배달앱과 ㈜잇그린, ㈜제주티더블류에스, 롯데글로벌로지스, 푸드라인제주본부, 제주도 관광협회, 제주도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도지회 등 9개 기업·단체 등이 참여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전날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제주의 환경정책, 특히 도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배달문화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시점에서 제주의 다회용기 사업이 글로벌 모델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코로나19 이후 1인 가구와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으로 배달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면서 일회용기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현실에서 출발했다.
제주도는 그동안 도내 축제 현장에서 다회용기를 도입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배달 영역까지 확장해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비전 실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제주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련 기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친환경 서비스가 소상공인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전국적인 확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제주가 관광지라는 특성상 국내외 관광객들이 직접 경험하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도 기대된다.

강동훈 제주도관광협회장은 “관광업계도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박인철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런 상생사업이 내수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제주도는 다회용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우아한형제들과 ㈜먹깨비는 다회용기 이용 활성화를 위한 관련 기능 도입과 정보 제공, 도민 홍보를 담당한다.
㈜잇그린과 ㈜제주TWS는 다회용기 이용 주문·반납체계를 구축하며,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푸드라인제주본부는 다회용기 회수 체계 구축을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제주도관광협회와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제주도지회는 매장·업주의 배달 다회용기 사업 참여를 유도하도록 홍보와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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