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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희생 기억”… 초계기 순직 장병 눈물의 영결식

입력 : 2025-06-01 21:10:45 수정 : 2025-06-01 21: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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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항공사령부서 해군장 엄수
“세 살배기 어쩌나” “엄마를 두고”
유가족 애통함에 온통 울음바다

목격자 진술·사고 영상 등 토대
합동조사위, 사고 원인 조사 방침

“세 살배기 아들을 두고 가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해군 초계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장병 4명의 합동 영결식이 열린 1일 오전 경북 포항시 해군 항공사령부 경연관. 순직 장병은 정조종사 박진우 중령(해사 68기, 이하 추서 진급된 계급), 부조종사 이태훈 소령(해사 73기), 전술사 윤동규 상사(부사관 260기), 전술사 강신원 상사(부사관 269기)다. 해군장(葬)으로 엄수된 이날 영결식에서 고 강 상사의 어머니가 관을 부여잡고 “엄마를 왜 두고 가느냐”며 통곡하자 영결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박 중령의 세 살배기 아들은 아버지 관 앞에서 장난감을 갖고 해맑게 놀다가 어렴풋이 아버지의 영원한 부재를 느끼게 된 이후에는 울음을 그치지 않아 참석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순직자 운구 행렬 1일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군장으로 열린 해군 초계기 추락 사고 순직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에서 의장대가 순직자들을 운구하고 있다. 포항=뉴시스

영결식은 순직장병에 대한 경례, 약력 보고, 해군참모총장 조사, 항공사령부 장병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묵념, 조총, 영현 운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조사를 낭독하기 전에 순직 장병 4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애통함을 나타냈다. 양 총장은 “숭고한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바다를 굳건히 지켜내고 유가족을 우리 가족으로 생각하며 끝까지 보살피겠다”고 깊이 애도했다. 동료 전우들을 대표해 추도사를 낭독한 615대대 설우혁 소령은 “이들이 한순간에 우리 곁을 떠났다는 것이 아직 믿어지지 않고 빈자리가 하루하루 더 크게만 느껴진다”며 순직 장병들의 명복을 빌었다.

박진우 중령, 윤동규 상사, 강신원 상사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이태훈 소령은 유가족 뜻에 따라 고향인 경북 경산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영천호국원에 안장됐다.

이들 4명은 해군 P-3CK 대잠수함 초계기에 타고 포항경주공항(해군 포항기지) 일대에서 이착륙 훈련하던 중 지난달 29일 오후 1시49분 포항 남구 야산에 추락해 모두 숨졌다.

해군은 육군 항공사령부와 해양경찰청, 공군 항공안전단 등이 참여하는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해군이 공개한 1분20초 분량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선 사고기가 우선회를 위해 기체를 오른쪽으로 숙이다가 우측 날개가 지면을 향할 만큼 완전히 몸통이 꺾였고, 조종석이 바닥을 향한 채로 자유낙하하듯 뱅글뱅글 돌면서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1990년대 미국 보잉 737 여객기가 비행 도중 한쪽으로 쏠리며 빠르게 하강해 지면과 충돌하는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했는데, 조사 결과 방향타 오작동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기도 기체가 수직으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보잉 737기처럼 조종 계통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사고 당시 추락 1분 전까지도 초계기는 관제탑과 정상적으로 교신했고, 풍속과 시정거리 등도 양호했다.

합동조사위는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음성녹음 저장장치에 기록된 조종사들의 대화 내용과 사고 영상, 목격자 및 관계자 증언, 정비 및 운영기록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포항=이영균 기자,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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