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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검찰과 실랑이 끝에 내란 블랙박스 비화폰 서버 7개월 만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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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30 06:00:00 수정 : 2025-05-29 23: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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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해 3월부터 내란 관련 통신 기록이 담긴 대통령경호처의 비화폰(도·감청 방지 휴대전화) 서버 기록을 확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내란 핵심 관계자들이 사용한 비화폰은 12·3 비상계엄 사태 전모를 밝혀낼 블랙박스로 여겨지는 ‘핵심 증거’다. 경찰이 비화폰 서버 기록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갑자기 나타나 먼저 증거를 확보하겠다며 마찰을 빚는 등 우여곡절이 이어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29일 내란 혐의와 관련된 경호처의 비화폰 서버 기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수단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의 지난해 12월3일부터 올해 1월22일까지 비화폰 서버기록을 먼저 확보했다. 이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관련 내란 혐의를 들어 지난해 3월부터 나머지 비화폰 기록을 이날 확보했다.

 

사진=뉴시스

특수단은 그동안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7차례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번번이 경호처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경호처의 태도가 급격히 바뀌었고 임의제출 형식으로 비화폰 서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약 한달간 경호처와 함께 비화폰 서버의 삭제된 기록을 복원하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한 결과 지난해 3월부터 기록을 복구할 수 있었다.

 

비화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검찰과 마찰도 빚어졌다. 검찰은 특수단의 비화폰 서버 확보를 가로 막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세차례 기각하면서 특수단과 날을 세웠다. 윤 전 대통령의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전가옥 내 폐쇄회로(CC)TV와 이 전 장관의 비화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불청구해 특수단 내부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도 검찰이 경호처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는 특수단을 막아서며 양측의 대치가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사실상 방해를 한 것”이라며 “특수단의 확보가 끝나고 (검찰이 요청)해도 되는 것인데 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져가겠다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경호처가 임의제출 하겠다고 해서 현장을 찾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기관이 비화폰 서버를 확보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수단은 법원이 요청하면 비화폰 서버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도 재판부에 서버 확보를 위한 영장 발부를 요청한 상태다. 특수단이 비화폰 서버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2월6일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기록이 삭제된 정황이 발견돼 증거인멸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안승진·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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