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대선후보들의 마지막 TV 토론이 상호 비방으로 얼룩졌다. 원색적 표현도 나왔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여성과 관련한 폭력적인 표현을 인용한 데 대해 인터넷 공간에서는 ‘불쾌했다’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이재명 후보에 공세를 펴면서 이 후보의 과거 발언뿐 아니라 이 후보 아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게시판 글 등을 언급했다. 이준석 후보는 “올해 4월 고등학교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했는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너희 어머니의 중요 부위를 어떻게 찢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며 “냉정하게 말해서 이것 누가 만든 말인가. 이재명 후보 욕설 보고 따라 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준석 후보는 이어 “이런 식의 언사가 정치 지도자급에서 나오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도 역치가 굉장히 낮아져서 이런 언사가 계속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그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고 우리 형님이 어머니한테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형수에게) ‘그런 소리 하는 걸 왜 안 말렸느냐’라는 것을 제가 좀 과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가세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하려고 하다가 결국은 형님이 돌아가셨죠”라며 “형수님 보고 온갖 욕을 해서 가정이 다 어려워졌고 파탄이 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어 “이재명 후보는 가족 간에 특이한 대화를 하셔서 문제 된 건 사과했는데 가장 놀라는 것이 ‘여성의 xx에 xxx을 꽂고 싶다’ 이런 얘기”라고 거론했다. 이준석 후보는 질문 대상을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로 바꿔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이거는 여성 혐오에 해당하냐”고 물었다. 권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이준석 후보의 질의 취지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끔찍한 언어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도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민주당 선대위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준석 후보는 결코 방송에서 입을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후보 TV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이 후보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 폭력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선대위 신민기 부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토론회를 지켜보는 모든 시청자가 이준석 후보의 언어적 폭력을 피할 수 없이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며 “폭력의 선정적 재현을 고스란히 듣도록 만든 것 자체가 끔찍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전국민이 보는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 “불쾌했다” “충격 받았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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